복도에서 만난 철학 수업

by 써니장


“선생님, 고2 언니 두 명이 저더러 입이 더러운 XX래요. 그것도 큰 소리로요. 복도 지나가다가요… 너무 억울해요. 겁나 XX 빡쳐요!! ”


잠깐, 멈칫.


울컥 올라오던 말이 자신의 입 밖으로 나오기 직전에


그냥 ‘쉭’ 하고 한살 많은 선배(?)들을 지나왔답니다


말해온 아이도 매일 걸쭉한 욕을 교실에서 습관적으로 하는 아이였어요.




잘했어, OO야!


그건 단순한 침묵이 아니야.


배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차원 대응이었어.


싸움은 같은 무기로 하지 말라고.


욕을 욕으로, 소리를 소리로 되받을 필요 없어.


선생님은 네가 말 한 마디로 누군가를 이기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그 순간, 너는 이미 한 칸 위에 있었던 거야.



그러니 이제,


선생님이 너에게 전수한 영어 자아를 꺼내 쓸 시간이야.


가볍게, 멋지게, 우아하게—


이렇게! 그리고 약간은 비꼬는 어투로 (중요포인트!)


"Yeh, your majesty~! How could I ever doubt you?"

(예, 선배 폐하. 제가 감히 의심하다니요.)


– 비꼼의 미학 -



혹은,


"Alright, alright, sunbae unnie! Your poop is the greatest. You win. �"


(그래요, 언니 똥이 제일 굵어요. 언니가 이겼어요~)


– 유쾌한 조롱 -



네가 지금 배워야 할 건 ‘이에는 이’가 아니라 ‘유머에는 품격, 무례에는 여유’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욕을 달고 다닌 누군가에게


네 스스로가 남기는 한마디.


“나 오늘 또 한 칸 자랐다.” inch by 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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