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생일 일기 [꽃보다 고마운 날]

by 써니장

오히려 더 좋았다.

누군가의 정성이 담긴 음식은 그 어떤 보양식보다 마음을 먼저 든든하게 하니까.

아침부터 신랑이 정성껏 차려준 밥상—소박하지만 마음이 꽉 찬 그 상 위에서, 나는 벌써 오늘 하루의 따뜻한 결말을 예감했다.

게다가 거실 벽면에 도배된 공주님풍의 생일축하 풍선 장식이라니.

거울 속 내 얼굴은 중년을 향해 가는데 집 분위기는 5살 공주 생일파티였달까. ㅎㅎ

사랑이란 참, 풍선처럼 부풀고 가볍고 따뜻하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또 한 번의 감동 폭탄!

조회 시간, 우리 예쁜 7반 소녀들이 새벽부터 교실을 꾸며놓았다고 한다.

Sunny 풍선장식, 스케치북 축하 메시지, 칠판 위 생일 축하 문구, 교실 곳곳을 반짝이로 수놓은 데코들…

학생들의 사랑과 정성이 교실 공기를 포근하게 감쌌다.

오늘 하루의 특별함은, 분명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사실, 매년 이만큼 챙김받고 싶은 욕심이 스멀스멀...)

하지만 생일이라고 해서 하루가 쉽지는 않았다.

오늘은 교과융합축제 수업 날! 거기에 방점을 찍는 텃밭 프로젝트 활동까지!

생일날, 고운 손으로 모종을 심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학생들이 해냈다. 1시간 가량 사공들이 많더라도 함께 하니 하더라. 전날 잘아는 화원에 가서 여러 꿀팁들로 무장(?)을 하였다. 더구나 어떤 일을 할때엔 오케스트라 지휘단이 있어야한다. 전교학생전회장이 그 화두를 던졌고 옆반 담임 선생님과 그 반 학생들까지 함께해 정성껏 땀을 뿌렸다. 너무 놀란게 교사단만 빼고 모든 참석자들이 살면서 주말농장, 어린이 텃밭가꾸기 등 한두번정도는 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공식적인 SJ ‘시티 파머즈’라는 이름처럼, 우리는 도시 속 흙을 만지는 멋진 #텃밭농부들(!)인것이다.

이번 텃밭 프로젝트는 단순한 ‘화분 가꾸기’가 아니다. 이거슨즉 ㅎㅎ 교과융합, 생명교육, 공동체 정신, 창의력과 나눔까지 한 번에 심는 종합예술이자 생명 프로젝트!


한번 교과 융합형 창의활동 풀코스로 기획해보았다. 특정 교과 융합이지만 봉사와도 연계되고 학생들이 너무 좋아보였고 함께 뭔가를 하는 노작속에 즐거워하는 모습이 가득했다.

오늘 하루는 ‘생일’이라는 단어보다 ‘고마움’과 ‘성장’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렸다.

예전과 다른 받은 사랑에 웃고, 심은 모종에 땀 흘리고, 함께한 마음에 뭉클했던 하루. 내 50대의 시작을 이렇게 다정하게 열어줘서, 참 고맙다. 계속 얘기를 하며 모종을 심고 정리까지 마치고 나니 목이 막혔다. 아마도 공기 중 흙먼지를 많이 마셔서였을 것이다. (아니면 감동이 목으로 올라온 걸까..?)

내년 생일엔 미역국을 곁들여도 좋겠다.

하지만 그보다 더 받고 싶은 건… 오늘처럼 진심이 가득한 하루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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