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선언문과 성실력 만렙들

by 써니장


드디어, 고등학교 기다리던 첫 여름방학식이다.


고1 학생들에게는 말 그대로 소중하고 오래 기다려온 ‘쉼표’ 같은 시간.


그리고 선생님들에게는… 내적 굉음이 입밖으로 터져나오기 직전, 간신히 정신적 부품을 유지한 채 마침내 도착한 숨 막힌 잠시 휴식 같은 시점이다.


유난히도 내게 길게만 느껴졌던 1학기이다.

올해는 특히 많은 것이 달라졌고, 그만큼 적응해야할것들도 많았다.-고교학점제 전면 실행, 수능대입 변화 , 생활기록부 기록 변화, 수능대입변화세대!


오늘 오전, 단축수업 6교시로 마무리하고 강당에 모여 교장선생님의 ‘TED스러운’ 여름방학 강연을 들었다.


주제는 "‘SMART"하게 여름방학을 보내는 법’.

Specific: 구체적인 목표 설정

Measurable: 측정 가능한 계획

A.. A는 뭐였더라? (나만 까먹은 거 아니지?)

Relevant: 진로와 연관된 활동

Time-based: 마감 기한을 정해서 실행하기


뭔가 빠졌지만, 우리는 늘 그런 거 하나쯤은 까먹으면서 산다. ㅎㅎ 참 인간적이다.

강당을 나와 다시 교실로 이동.

1학기 성적표 배부, 가정통신문 전달, 그리고 대망의 미리 알린 우리반 시상식



무결점 출석상 수여식

감기? 체험학습? 조퇴? 생리결석? 지각?

그 어떤 이유도 하나 없이, 한 학기 내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완벽하게 개근한 아이들이 있었다.


10명!


그 아이들이 정말 한 번도 아프지 않았을까?

물론 아팠을 수도 있다. 하지만 참아내고, 인내하며 스스로 몸을 관리하려 노력한 성실한 학생들이다.

나는 담임노릇하면서 인내의 학생들을 많이 봐왔다.

담임 명의의 상장과 함께 작은 선물, 다색 하이라이터를 정성스럽게 건넸다.

각반에 25명인데. 다른 반의 현실은 어떨까? 또 이대로 고3까지 쭉 간다면. 고 3때면 더 적어질 것이 눈에 보이는데 이건 뭐 레전드급이다.

물론 아픈 날은 누구에게나 온다.

특히 생리결석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요즘은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아파요, 오늘 생리결석 사용할게요”라며 간편하게 문자로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한 달에 한 번은 꼭 사용해야 하는 ‘권리’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도 일부 있다.


일부 학생들이 이 제도를 편의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을수 있다. 같은 학교에 공존하는 남학생들에게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나는 가끔 나의 학창시절을 떠올린다.


약을 매달 그날이면 꼭 하루 2알씩 챙겨 먹으며 핫팩으로 배를 누르며 복통을 참고 견디던 시간들.

업드려 있거나 이를 악물고 수업을 들었던 그 시절.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20여년을 무결점 근태로 이어온 시간들.

그건 결국 성실이라는 이름의 자산이 되었고, 지금도 나의 본질을 구성하는 핵심이 되었다.


� 그 순간, 떠오른 무모한 실험정신 하나.


“만약 우리 반 현 총 인원 25명이, 1년 동안 단 한 번도 지각·결석·조퇴·병결 없이 개근한다면…?” 학기초 이러한 것을 상상해보았다.

내 전 재산(?)을 걸고 말하건대,

1인당 천만 원씩, 총 2억 5천만 원의 상금을 주겠다! 단 한명도 그 어떤 이유로도 병결은 허용되지 않는다.

...라고 선언해볼까?


물론 농담이다.

아마 아이들은 상금보다 집에서의 꿀잠을 택하겠지.

왜냐고?

아직은 철이 덜 들었고, 유혹에 약한 시기니까.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어떤 날은 보약 "잠"이 "미래"보다 더 중요해 보이는 게 고1의 특징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출석이란 단순히 날짜를 채우는 일이 아니다.

참는 연습이고, 책임감의 출발선이며,

훗날 사회에서 요구되는 인간 기본 태도의 시작점이다.


시상식이 끝난 뒤, 한 학생이 물었다.

“선생님, 10명이면 많은 거 아닌가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진짜 많은 건 25명이 우리반 전원이 받는 거야. 조금 더 참고 견디는 훈련이 결국 나를 만든다들 뭐든 그래. 좀 인내해보면 그건 결국 나 자신을 지탱해주는 자부심이 되거든. 그러니 버텨보자 얘들아."


게으름과 순간의 유혹 앞에서

조금 더 참고 견디며

‘나중의 자부심’을 선택한 아이들, 결국 그 아이들이 진짜 강한 어른으로 자라난다는 걸 나는 믿는다.

이상으로 1학기 종례를 마치며,

2학기에도 우리 모두 함께 무모한 실험에 도전해 보자.


여름방학, 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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