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르는 교실,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교육컬럼]

by 써니장

"고1 올라온 지 두 달째인데도 뒤에 앉은 반 회장의 이름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문득, 몇 해 전 고등학교 3학년 한 반에서 1년을 동거동락 함께 생활하고도, 우연히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합격했음에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던 사례가 떠올랐다.
"선생님, 우리 반이었나요? 저 그 아이 누군지 모르겠어요."
어색한 웃음 속에 고개를 설레던 그들의 모습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에게는 정말 깊은 충격으로 남았다.

물론 과목별 세분화로 같은 반 친구들과도 얼굴을 마주할 시간이 줄어든 교육과정의 구조적 요인이 있다. 특히 선택 과목 중심 수업이 확대되면서 고등학생들은 같은 교실, 다른 시간표를 살아간다. 그러나 이 현상은 단순히 시간표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곰곰이 생각해본다.
결국, 결핍된 것은 지식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성적표에 이름을 정확히 쓰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데에는 익숙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마음을 나누는 일에는 서툴다. 이는 타인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학교 문화, 더 나아가 사회 전반의 무관심이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 결과일지도 모른다.

최근 청소년 문화에서도 '나와 다르면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풍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취향이나 성향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깊은 교류를 망설이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태도보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끼리만 관계를 맺으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심지어 학교 내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선생님이나 복도에서 마주치는 어른에게 인사하지 않는 일이 잦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는 체하지 말라"는 어릴적(?) 교육이 여전히 십대중후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그러나 학교 안의 모든 어른은 나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이며, 마땅히 인사해야 할 대상이다.
학교를 찾은 손님이 "이 학교 아이들은 인사도 안 하네요?"라고 느끼게 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아이들은 현재 나와 맞는 사람만 좁게 골라 관계를 맺는 문화를 학교 안에서도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는 결국 타인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감각을 점점 더 무디게 만든다.

이름을 기억하는 일.
눈을 마주치고 인사하는 일.
조금 불편하고 어색하더라도, 나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일.
그 작고 단순한 실천이 사라진 교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볼 때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등에 용무늬 타투 있는 전학생이 온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