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의 잡다이어리]블로그로 수익 창출이 과연 가능할까?
20대 때 만든 첫 번째 네이버 블로그를 거의 방치하게 되면서 다시 블로그를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 했다. 그렇다고 내가 처음 만든 블로그를 대충 운영했냐하면, 절대 아니다. 글을 쓰고, 사진도 편집했으며, 영상에 자막까지 입혀 업로드할 정도로 열과 성을 다했다. 보그 파워블로거로 활동하기도 했고, 네이버 메인에 몇 개의 글이 오르면서 방문자 수도 꽤 많았다.
접게 되었던 이유 중 몇 가지는 계속되는 불펌과 올리는 자료의 저작권 문제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별로 없어 보였다. 금전적인 수익이 없었기 때문에 실익이 없었고, 내 이야기보다는 정보와 문화 이야기에 치중하다 보니 자기개발이나 홍보 측면에서도 큰 이득은 없었다.
제가 생각하는 네이버 블로그의 장점은 이렇습니다!
다시 블로그로 돌아오게 된 이유 중 가장 결정적인 것은 '아카이빙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 아이디로 새롭게 블로그를 개설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2012년 6월이다.
공연은 라이브로 진행되고, 한 번 공연했다고 해서 재공연되리라는 법이 없어서 휘발성을 내재하고 있는 생물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따뜻한 온기를 지니고 있다가도 이내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리고 마는 수증기처럼 끝은 늘 공허했던 까닭이었다. 기록으로나마 기억을 붙잡고, 흔적을 새겨둬야겠다는 생각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블로그를 만들고 열심히 활동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내가 일했던 극단이나 기획사, 축제의 SNS를 더 열심히 관리했던 것 같다. 시간이 날 때마다 내가 하는 프로젝트에 관해 글을 쓰고, 프로필을 업데이트하는 수준이었다. 다른 블로거분들과 교류도 거의 없었고, 순전히 내가 쓰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만 썼던 것 같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내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를 보는 것보다 블로그 검색을 하는 게 더 빠를 정도로 연도별로 내가 일했던 프로젝트들이 심플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보기가 편하다. 이제까지 불의의 사고로 외장하드를 몇 번이나 날리고, USB도 잃어버리는 대참사를 겪었지만, 블로그의 글이나 사진, 각종 자료들은 날아갈 일이 없으니 참으로 안전하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아마 이런 점 때문에 블로그를 선호하시리라 본다.
지난 몇 년간은 도메인을 사서 블로그와 연동시키면서 홈페이지의 개념으로 썼다. 올해 들어 네이버 모두를 활용해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이제 더 이상 블로그를 홈페이지의 개념으로 사용하지는 않고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 대신 다른 검색 사이트를 활용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네이버 검색창을 쓰는 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는 일상보다 내가 해온 일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보니 딱딱하고 재미없는 블로그가 되었다. 그 탓에 방문객이나 이웃 숫자가 크게 많지 않다. 그러나 애초부터 내 업무에 대해 기록하고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부합한 포스팅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검색을 통해 들어오신 분들에게 업무 제안을 받은 적이 많다. 공연 관련 프로젝트나 강연 관련해서다. 자신의 업무 관련해서 카테고리를 생성해두고 꾸준히 기록해두면, 그 내용을 보고 업무 제안을 해오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프리랜서 분들은 이런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영국의 스타 저널리스트인 제러미 랭미드도 <JOBS EDITOR 에디터 편> 인터뷰에서 에디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공감 가는 말이라 인용해본다.
"에디터나 작가를 꿈꾼다면 블로그가 있는 게 보통이죠. 자신의 웹사이트나 블로그가 없다면 왜 안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독자 수가 적을 수는 있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는 게 중요해요."
코로나로 일이 줄어들면서 남는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아야겠다 싶어서 필사한 글과 중국어 공부 자료들을 포스팅하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꽤 많은 글들이 업로드되었다.
사실 공부라는 것이 해도 해도 끝이 없다 보니 공부를 열심히 하고도 부족하다 느낄 때가 많다. 특히 외국어 공부는 꾸준히 하는 것이 키포인트인지라 흐름을 놓치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런데 공부한 것들을 블로그에 올리다 보니 절로 내가 얼마만큼 공부했는지 확인도 되고, 꾸준히 실행하는 데 도움도 된다.
이전에는 블로거분들과 거의 교류하는 일이 없었는데 올해부터 직업에 관련된 글을 쓰고, 필사와 중국어 관련 글을 올리면서 많은 분들과 알게 되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블로거분들의 응원의 멘트에 힘을 얻게 되기도 하고, 이웃 블로거분들이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극받게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순간만큼 멋져 보일 때가 또 있을까? 각자의 영역에서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늘 새로운 영감을 받는다.
이웃분들 감사합니다!
블로그나 카페에 글을 쓰면 콩을 하나씩 주는데 이걸 모아서 해피빈에 기부할 때 기분이 참 좋다. 이제까지 이렇게 기부한 금액을 찾아보니 총 25,300원이다. 물론 큰 금액은 아니지만, 글 써서 조금이라도 세상을 밝게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니! 블로그 글 쓰고, 콩 하나 받을 때 세상 행복하다.
제가 생각하는 블로그의 단점은 이렇습니다!
비록 블로그를 통해 받은 업무 제안으로 인해 얼마 간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지만, 블로그 글 포스팅만으로 수익을 유지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나는 광고성 글 작성 제안은 모조리 거절해오고 있기 때문에 블로그 포스팅으로 인해 외부에서 고료를 받거나 해본 적이 전혀 없다.
지난해 말부터 네이버 애드 포스트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6개월이 넘는 지금까지 창출한 수익이 6만 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니까 정말로 미미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아마 많은 이웃수와 포스팅 숫자, 또 상대적으로 많은 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정보성 글을 쓰시는 블로거분들은 많은 수익을 얻으실 수도 있겠지만, 나처럼 대다수가 관심 갖고 있지 않은 주제에 관해 쓰시는 블로거분들은 포스팅만으로 수익을 내기가 힘드시리라 보인다.
나는 블로그 포스팅으로 수익을 내려고 하기보다는 내 일에 대해 알리고, 업무 제안을 하는 분들이 좀 더 용이하게 하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크고, 이 직업에 대해 궁금해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블로그 운영에 만족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수익적인 측면을 바라보고 블로그를 시작하신 분들은 지속적인 운영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실 수밖에 없으리라 보인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장 불쾌할 때가 '블로그 파실래요?'와 같은 메시지를 메일이나 쪽지로 받을 때다. 2012년에 개설해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그래도 꾸준히 신념을 갖고 운영해왔는데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분들을 보면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다.
아예 블로그 대문에 '블로그 안 팔아요!'라고 써두신 분들도 많이 봤는데 그 심정이 이해 가고도 남는다. 나 역시도 그동안 잘 운영해온 블로그를 절대 팔거나 임대할 생각이 없다. 이런 분들은 쪽지나 메일 어느 쪽으로도 만나고 싶지가 않다. 네이버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