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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관식 Sep 25. 2015

질문은 한 번에 하나씩!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듣는 팁

한 번은 부산에 출장을 가다가 책을 읽는데, 이런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지승호: 어떤 친구는 노무현 정권의 장점 중 하나로 ‘모든 것이 해체되고 까발려지는 것’을 들었는데요. 제가 생각할 때는 그것도 모순인 게 그런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잡아서 ‘너 학벌 가지고 거짓말 했지?’라고 두들겨 패고 나서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거든요. 학벌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까지는 안 가는 것 같습니다. 나보다 잘난 사람이 거짓말한 것에 대해서까지만 분노하는 거구요. 이럴 때 사회가 이명박한테 몰려가고 정권이 바뀌고 나면 더 빠질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그 안에 어떤 정의감이 있어 보이지도 않구요.     


신해철: 질문이 너무 복잡해요. 


이 책은 지승호가 쓴 <신해철의 쾌변독설> 302페이지에 그대로 녹아 있는 내용이다. 나름 인터뷰 쪽에서는 진지하고 심오 있는 질문을 잘 하기로 알려진 지승호 씨가 이날은 묻고 싶은 것이 많았나보다. 나도 이런 적이 여전히 많으니 동질감마저 느껴진다.


이렇게 인터뷰어로서 질문을 하나 하나 하다보면 내용이 좀 더 전문적이고 심오있는 뉘앙스로 묻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질문 자체가 길다보면 나중에 상대가 질문의 요점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질문은 가급적 한 번에 하나씩 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다른 얘기일지 모르지만, 간혹 기자회견이나 간담회에 가면 기자 한 명이 질문을 두세 가지 붙여서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말이다.


OO 신문입니다. 저는 짧게 세 가지만 여쩌보겠습니다. 먼저~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은~, 마지막으로 이 부분에 대한 답변도 부탁드립니다.


실례다. 인터뷰이뿐 아니라 동종업계 동료들에게도 실례다. 


물론 제한적인 인터뷰 시간에 좇기거나 추가 질문기회가 잘 돌아오지 않기 때문인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여러 매체의 기자가 함께 하는 현장이라면 이러한 부분은 뒤 이어 기다리고 있는 인터뷰어를 위해서라도 배려차원에서 접근할 필요는 있다.


간혹 눈치 빠른 인터뷰이는 자신이 대답 가능한 질문의 답변을 먼저 길게 발언한 뒤 나머지는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하기도 하며, 시간관계상 간담회를 생략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질문은 사장돼 버린다. 중요한 것, 혹은 필요한 메시지만 하나씩 묻고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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