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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관식 Sep 28. 2015

고서(古書) 탄생의 비밀

질문과 대답의 중요성

우리가 실생활에 많이 접하는 고서(古書)인 논어(論語)와 성경, 도덕경(道德經)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만일 우리가 기본적으로 질문이라는 형태를 띠지 않고 모두 자기의 입장만 떠들어 낸다면 우리의 생활은, 우리가 보는 책은 지금과 달리 어떠한 내용으로 담길까. 


적어도 논어와 성경, 도덕경은 지금과의 무척이나 다른 모양새일 것이다. 이 책들은 기본적으로 스승과 제자 간의 이야기를 그의 제자들이 엮은 책이다.


만약 논어와 성경, 도덕경이 질문과 답변이라는 형식을 띠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못 했을 확률이 높다. 이 책들은 스승과 제자가 질문과 답변이라는 과정을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내려 오고 있다.


논어의 경우 질문이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그리고 한 번에 하나씩만 묻는다. “자장과 자하 중 누가 더 낫습니까?”하고 제자가 물으면 공자는 “자장은 일하는 데 지나친 면이 많고, 자하는 항상 모자라다”하고 답하는 식이다. 제자가 이어서 “그렇다면 자장이 더 낫습니까?”하고 물으면 공자는 또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 하다”는 말로 대화를 마무리한다.


논어에는 제자 간의 질문과 답변도 정리돼 있다. 자금이 선배 자공에게 질문했다. “(공자) 스승님께서는 매번 다른 나라에 가실 때마다 그곳의 정세를 자세하게 들으십니다. 그것은 스승님께서 직접 물으시는 겁니까, 아니면 그들이 스스로 알려주는 겁니까?”


이처럼 자금이 하나의 질문을 폐쇄형 질문을 던지자 자공의 대답이 멋지다. 자공은 “그것은 스승님의 온화함과 상냥함, 공손함, 근검, 양보심 때문이다. 그래서 각 군주들이 스스로 스승님께 가르침을 청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사람들이 정보를 얻는 방법과 확실히 다르지 않는가?”라며 자신의 답변을 개방형으로 풀었다.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여과 없이 담아냈다. 


어쩌면 자금도 그러한 답변을 기대하고 폐쇄형 질문으로 유도했을 수도 있다. 또한 폐쇄형으로는 감히 스승 공자의 업적을 논할 수 없기에 스스로 개방형으로 대답한 자공도 대단하다. 질문의 핵심과 이해를 서로 놓치지 않고 있다.


어찌됐든 고서가 그러한 과정을 거쳤기에 현대까지도 당시의 정신과 이야기가 보배가 되어 21세기에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아무리 알찬 질문이 오가더라도 독자가 원하는 답변을 끌어내지 못 하거나 기사화하지 못 한다면 그 질문은 생명력을 잃은, 죽은 질문이 된다. 반대로 말하자면, 좋은 질문 하나가 인터뷰 자체를 빛내기도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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