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출판산업 속 작가들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제안
자신만의 콘텐츠만 갖고 있으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책을 쓰고 이를 토대로 색다른 경험과 함께 자신의 공고한 포트폴리오 구축도 가능하다. 물론 당장의 인세도 기대해 볼 수 있고, 저작권은 60년으로 베스트셀러만 된다면(물론 시장과 독자로부터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우리 자식 세대까지 인세를 물려줄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이런 생각을 해본다.
사실, 손가락으로 꼽은 상위 몇 퍼센트 인기 작가를 제외하고는 책을 써서 받는 인세는 많지가 않다. 정말 많지 않다.
보통 책 한 권 분량(A4 용지 110매 내외, 글자 수로 따지면 17만 자 정도)을 쓰는 데 내가 회사를 다고 있다면 기획하고 자료 모으고, 쓰고 교정보고 버릴 원고 버리고 하다 보면 순수 집필 시간 만 4~5개월 정도 소요된다. 물론 사람마다 분야마다 차이는 있다.
책 한 권을 쓴다는 것은 우선 내게 상당한 공부가 된다는 점이 제일 큰 이점이다. 큰 주제로 자료를 찾고 내 생각을 더하고 빼는 그 과정은 순수 자기주도 학습이다. 또한 그 이슈를 보는 시야도 넓어지기 마련이다.
또 하나 이점을 든다면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된다는 사실이다. 면접을 보거나 지인과 만날 때 자신이 직접 쓴 책 한 권 책상에서 건네 면책 날개에서 품어져 나오는 나만의 프로필과 머리말, 목차의 포스, 판권에서 풍기는 전문성이 나를 한 층 더 돋보이게 한다.
자신을 팔아야 하고, 1인 미디어가 대세가 되고, 자기 마케팅을 주도적으로 펼쳐나가야 하는 이때 이러한 작업은 자신의 이력과 전문성에 날개를 다는 격이다. 당장 온라인 서점에서 자신의 이름이나 책 이름만 치면 자신의 경력이 검색되지 않는가. 그 자체만으로 상대에게 신뢰를 준다.
세 번째는 수익적인 측면이다. 오늘 얘기하고 싶은 요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수익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프로는 당연히 자신이 흘린 땀의 대가를 정당히 받을 권리가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책 자체만으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야 할까.
디지털 시대고 SNS로 소통하는 시대다. 아직 큰 성장세는 아니지만 전자책 시장이 있고, 웹툰/웹소설과 함께 하는 출퇴근 직장인을 심심찮게 엿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곧 독자, 혹은 사용자의 시간을 빼앗는 자가 승리자라는 얘기가 된다.
이런 공식을 대입해보는 건 어떨까. 예전 mp3가 처음 나왔을 때 음반 관계자들은 "이러다 음반 산업 다 망하겠다"고 성토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2~3곡 내외의 싱글 앨범 등이 나오고, <월간 윤종신>처럼 기존 앨범 컨셉트 자체를 벗어나 월마다 한 곡씩 mp3가 온라인에서 발매된다. 네티즌은 각종 디지털 결제를 통해 노래를 내려받는 방식이다.
콘서트도 성황리에 진행되며 수익창출 공간이 되고 있다. 판매되는 앨범 자체의 수익에 기대하는 방식이 아닌, 그 앨범을 통해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콘서트를 수시로 개최하며 수익을 올린다. 음반 산업은 이밖에도 다양한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자, 그럼 책을 쓰는 내 입장에서는 어떨까. 이렇게 공식을 맞춰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비즈니스 구조를 생각해봤다. 물론 음반시장도 책 시장도 메이저와 중소 매체가 많다. 힙합 언더그라운드가 있다면 1인 작가가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본적인 비즈니스 툴은 변하지 않는 듯하다. 이러한 컨셉트로 수익 다변화에 한 발 내딛을 수 있다면 내가 목표한 것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