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관식 Jul 22. 2016

내 살아온 삶에 결국 남은 건 책 세 권뿐

네 번째 책을 준비합니다.



어제 저녁엔 문뜩 책장에 시선이 고정됐습니다.

그간 제가 썼던 책 세 권. <앱스토리> <잡지기자 클리닉> <인터뷰를 디자인하라>!

<앱스토리>는 정말 어떻게 썼는지 모를 정도로 열정이 창작의 고통을 희석시켜 버렸고, 하루하루 빨리 책을 보고 싶어 안달하던 때가 떠오르네요. 


사실, 처음 <앱스토리>를 기획했을 때, 지금처럼 다섯 분의 스타트업 대표분들을 소개하는 기획이 아닌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님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김봉진 대표님이야, 취재하며 알게 된 분이기에 스타트업 창업부터 엔젤투자, VC 투자 등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골자였어요. 


어떤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때가 2012년 연말 즈음으로 기억합니다. '난 그간 뭐했지? 내 것이 무엇이 남았지?'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바로 기획안을 작성했고, 세 군데 출판사에 보냈습니다. 운 좋게도 에이콘 출판사의 한 부사장님께서 직접 연락을 주셔서 30분 넘게 통화했어요. 좀 더 명확한 컨셉트를 잡아보면 좋겠다고 좋은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그러다 다음날 모 출판사에서 메일이 한통 와 있었습니다.

'한번 만나자. 만나서 구체적인 얘기를 나눠보자'

바로 찾아가서 만났습니다. 당시는 앱 개발사가 각 분야별로 많이 나오던 때이기에 각각 분야 별로 이야기를 담아보자는 기획까지 다가섰고, 마침내 제가 아직 저자로서 어떤 문체로, 어떻게 써 내려갈지 포트폴리오가 전혀 없기에 출판사에서 샘플 원고를 하나 요청했습니다. 



그때 저를 먼저 만나준 분이 바로 김봉진 대표였습니다. 3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하고, 응원도 해주시고.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e비즈북스의 <앱스토리>입니다.  이후 총 여섯 분의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 창업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담았습니다.


지금도 함께 만나 좋은 말씀 주시고, 시간도 내주신 김봉진 대표님('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신의현 대표님('키위플'-오브제), 박무순 대표님(오드엠-팟게이트), 유정원 대표님('인사이트미디어-i사진폴더), 최정회 대표님(심심이주식회사-심심이), 이해원 대표님(퍼블스튜디오-'옆집아이' e북)께 감사드립니다.



이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혹은 에디터를 희망하는 분들께 실질적인 잡지사 얘기를 건네보자, 하고 기획한 책이 바로 <잡지기자 클리닉>이었고요. 이 책 역시도 e비즈북스의 작품입니다. 감사할 뿐이죠.


두 권 모두 베셀이 되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책을 내가 쓴다는 건 나의 포트폴리오가 되고, 쓰는 고난의 시간 동안 공부가 되며, 겸손해지고, 그 분야 전문가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봅니다. 

이후 1인 출판사 사업자 등록증(재직 중에도 가능합니다)을 냈지만, 왠지 방향을 잘 설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순히 종이책을 쓰고, 출판하는 것이 아닌 온라인 컨텐츠 미디어로 방향을 잡는 것이 어떨까. 



그래서 지금의 <같이만드는가치>가 생겨났습니다.

이후 제가 쓴 세 번째 책 <인터뷰를 디자인하라>는 지인의 출판사인 큰그림에서 내고, 전자책은 함께 내는 걸로 얘기가 됐습니다.


곧 <인터뷰를 디자인하라>를 서너 카테고리로 쪼개서 전자책으로 다시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개정판 아닌 개정판이 될 수도 있겠네요.



책을 내면서 새로운 인연과 기회가 찾아오곤 했습니다.

잡지협회와의 인연, 다른 후배들과의 만남, 강의 개설, 패스트캠퍼스 강의 등. 책을 쓰지 않았다면 저라는 사람도 여느 흐르는 물처럼 흘러버렸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요즘 시대에 99%의 아웃사이더 저자에게 인세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걸로 자기 콘텐츠를 만들어 외부로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제가 페이스북을 오래 하다 보니 이 역시도 자기브랜드가 있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낍니다. 인플루언서도 잘 관리해야 하고요. 단순히 내 친구가 몇 명이다, 그런 건 손꼽을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나의 컨텐츠를 갖고,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몸놀림이 필요하더라고요. 그것도 꾸준히. 소통도 함께 어우러져야 하고. 노력 없이 그냥 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네 번째 책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스타트업 대표님들께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 컨셉트로 진행할 예정이며, 이번에는 종이책은 아직 잘 모르겠고 전자책으로 먼저 낼 계획입니다. '아마존 싱글'판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이 될듯해요. 


저도 10여 년 넘게 이 일을 해왔지만 남은 건 역시 저의 자식 같은 저 책 세 권뿐이네요. 

책을 쓰신 분들, 쓰고자 하시는 분들 모두 응원합니다.


파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어릴 적 겨울, 서울역, 우리 엄마, 그리고 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