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관계도시, 원반인
해당 연구는 공식적으로 학사나 박사 학위는 없지만 도시를 키워드로 한 학문과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연반인이라는 정체성을 통해 도시의 현상을 관찰하고 이야기를발굴, 문헌 탐구도 하는 지극히 사적인 프로젝트다. 지극히 사적이지만 공적인 영역과 연결되길 바라는 마음과 연구자이면서도 활동가의 영역에서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도시공간•장소와 관련된 개인적 경험과 삶의 연관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연반인의 입장해서 진행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그 결과 <도시연구자가 되기 위한 고군분투기>로 지칭되는 실험프로젝트가 탄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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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연반인은 '연구자 + 일반인'의 줄임말이다.
* 도시연구자: '도시'를 메인 키워드로 잡고 관계된 현상, 장소, 공간의 변화를 살피고 연구한다.
내가 서울에 오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은 2008년에 참여했던 국토대장정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때문이었다. 약 한 달이라는 시간을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매일 30km 정도를 걸으며 그동안 너무 작은 세상에서 삶을 살아왔음을 뼈저리게 느꼈었다. 무엇보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같은 한국이지만 너무나 다른 세상, 다른 삶을 살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지방도시에서의 삶과 도시서울에서의 삶에서 파생되는 경험의 요소들과 다름의 간극은 너무나도 컸다. 무수하게 많은 것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고,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의 요소들이 훨씬 많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은 서울로 상경한 지 10년이 되는 2023년 현재도 변함이 없다. 선택의 폭과 다양한 경험의 한계로 선택한 서울 상경, 하지만 이와 반대로 서울을 떠나거나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들과 서울살이를 통해서 가진 것이 많은 도시인만큼 복잡한 현실적인 고민과 상황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건 아니었다. 고향에서 느꼈던 좌절과 고립감보다 서울에서 얻은 성취감과 안정감이 오히려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에 살면서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고 싶어 했고, 떠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왜 서울을 떠났을까?
왠지 알 것만 같은 이유도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터인데, 그 과정에서 다른 도시로 이주를 염두하고 삶의 터를 옮기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도시이주는 더 이상 특별한 것. 각자 삶의 방식에 따라 도시 간 경계를 넘나들고, 라이프스타일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다. 어떤 키워드와도 관계성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삶의 모양을 만들고 느슨한 관계를 형성하여 모여 살아가는 관계도시의 영역이 점점 커지는 것이다. 서울로 집중되는 자원, 기능, 역할에 대한 힌트를 관계도시로 엮인 사람들에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관계도시는 해당도시를 포함하여 그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장소, 공간, 사람과 연관된 경험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이러한 연결성을 바탕으로 형성된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의 삶과 터에 대한 고민과 실행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도시를 옮겨 다니고 사람과 경험에 대한 관계를 쌓으며 살아가는 관계도시. 어떻게 보면 이것 자체가 <도시공간⠂장소와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관계성 연구>의 사례가 아닐까.
연구사례로 만난 두 번째 인터뷰어는 원주로의 이주를 앞두고 있는 원반인이다. 원반인은 원주의 예비 원주민이자 주말마다 원주를 가는 반 원주사람을 의미한다. 당사자가 직접 지칭한 말로써 관계도시와 함께 설명할 수 있는 적정한 키워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인터뷰어는 도시를 넘나드는 이동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겠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은 추후에 책을 통해 공개하고, 간략하게나마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인터뷰이가 직접 쓴 글을 일부 공유해 본다. 글의 전문은 아래 기재된 링크와 원주에서 제작된 매거진 점점을 통해 볼 수 있다.
브런치 주소
https://brunch.co.kr/@behuira/8
매거진 점점 PDF 다운로드
https://xn--2j1bz8hx3nt7b.kr/board/board.php?b_id=jeomjeom
내가 살아갈 도시를 선택한다는 것, 원반인 희라는 원주민이 될 수 있을까?
'어디에서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과 같다
원주가 또 오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가 되려면 ‘무엇을 보고 느낄 것인가’, ‘어떻게 보고 느낄 것인가’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