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도록 행복하게 해주는 것

by 서울경별진

'꿈이 뭐예요?' 정말 오랜만에 들어본 질문이었다. 서른이 넘은 이후로는 나조차 내 꿈을 잊고 지냈다. 그리고 서른 중반의 직장인에게 꿈이 뭐냐고 묻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는 스무 살 때부터 얼마 전까지 고이 간직했던 꿈 이야기를 꺼냈다.


오랜만에 보는 사진첩을 보며 옛 생각을 하듯 지긋이, 그리고 서툴게 꺼내 보이며 '그래, 정말 꿈일 뿐일지도 몰라.' 내 속마음이 말했다. 하지만 '그 꿈, 잃어버리지 마세요.' 생각지도 못한 말에 문득 행복해졌다. 보통은 '음, 그랬구나.' 라며 과거 형적인 대답을 하는데 말이다.


가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어른들의 어릴 적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올 때가 있다. 꿈을 이루지 못한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꿈을 이루는 것에는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주변에서의 영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꿈으로 나아가기에 무언가 나를 붙잡는 것들이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돈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꿈을 이루지 못할 사건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자신의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걸어가는 것. 또는 포기하는 것. 계획을 늦추는 것 등 이런저런 사연이 있는 것 같다.


생각보다 꿈을 이룬 사람들은 적은 것 같다.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루는 사람들은 적은 것 같다. 어느 날 방송에서 '우리는 꿈을 이룬 사람들이잖아요.'라는 말을 들었다. 꿈을 이룬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나는 아직 진행 중이기에 그들의 꿈을 이뤘다는 말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노력하지 않고 이룬 것은 없을 테니, 나 또한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이 조금 서글프긴 하다.


어디가 잘못된 걸까 생각해보면, 그럴 만한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나는 더디게 가는 여행자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사실 꿈이라는 것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조금 위안을 삼아보기로 했다. 모두가 다양한 그래프의 구도를 짜고 그 안에 여러 계획과 목표를 잡을 것이다. 그곳에서 조금 더 거창한 단어로 꿈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 같다.


나는 항상 마음에 품고 있는 커다란 꿈이 있긴 하지만 예쁜 분위기의 카페를 가거나, 멋진 레스토랑을 보면 나중에 예쁜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꿈꿀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생각해본다.


어떤 미래를 꿈꾼다는 것은 앞으로 살아갈 날을 기대하며 살게 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면 함께할 미래를 꿈꾸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어느 지인의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이 사람과 함께라면 행복할 것 같아서 결혼하고 싶어.'였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준다는 것과 행복감을 느낀 다는 것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것 같다. 반대로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 다면 그만큼 행복해지지 않을 거라는 사인이지 않을까.


'행복하게 살아.'라는 말이 그저 가벼운 인사처럼 느껴졌는데, 이제는 진심으로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하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요즘 내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지겹도록 행복하게 해주는 것.'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있지만, 나 스스로를 지겹도록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꿈이라는 것은 끝나지 않고 내가 삶을 마감할 때까지 꿀 수 있으니 계속해서 예쁜 꿈을 꾸며 살고 싶다.


꼭 거창했던 젊은 날의 꿈은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꿈을 가진다면, 더 빛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진행 중인 꿈을 생각하며 또 하루를 살아가겠지.

이전 10화모든 삶이 과정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