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

진짜 나를 알아봐주는

by 서울경별진

나를 오래 본 직원들은 가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너무 내성적이고 약해 보여서 며칠 버티지 못하고 나갈 줄 알았다고, 일을 할 수나 있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 말은 아빠에게 매일 들었던 말이었다. 나는 여전히 내 외모로 판단받아야 했다. 내가 나를 증명하는 방법 또한 보이는 것으로만 할 수 있었다.


사람은 보이는 것에 약하다. 외모라는 것은 사람의 외적인 아름다움, 모습뿐만이 아니라 흔히들 이야기하는 학력이나 경제력 등도 외모로 분류되는 것 같다. 그것들의 조화가 사람의 존재 자체로 인식되어 평가되는 것이다. 나는 이런 것들에 다소 질려버렸다. 어디를 가나 나의 외적인 모습들은 나를 가로막는 무언가가 되어있었다. 아무튼 나는 이런 모든 상황의 피난처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집에 오면 집에 가득한 먹구름 때문에 무엇이든 다른 여가 거리를 찾기 바빴다. 내가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것도, 음악을 더 파고들어 듣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다. 나는 경쟁이 필요했던 시기만큼은 누군가와 나를 비교했지만, 그 외에 타인과 관계없는 비교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 가족이 화목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아직도 아빠를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아빠 또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고, 부모로서의 배움이나 본보기를 보지 못했다면 그것이 아빠의 탓만은 아니라는 것이 내가 이해한 부분이다.


사람은 죽기 전까지 보고, 배우며 살아가야 한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인생의 지혜를 모두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지혜보다는 악해져 가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한다. 모든 악한 마음은 상실된 마음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모두 이 상실된 마음을 조심해야 한다. 이곳에서 어떤 무언가가 생겨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이 행복한 가족이고, 다른 가족들도 이런 삶을, 이런 일들을 겪고 살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성장할수록,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놀랄 때가 많았다. 나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랑의 표현들과 환경들이 있었다.


어느 날은 문득 부러운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내가 우리 가족과 이런 상황들을 겪어보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일 들이 많았기에 나만의 삶을 배워가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삶이 행복한 이유는 오직 내 삶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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