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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경별진 Sep 21. 2024

안 팔리는 쇼핑몰은 이유가 있다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그 일에 안주하게 되고 익숙해져서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대부분의 MD가 비슷한 일을 하겠지만 회사마다 각각의 사람들이 만들어 낸 업무 방식이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와는 비교할 수 없다.


기본적인 일로 생각하자면 비슷하기는 하지만 똑같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다 똑같다는 생각을 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 대표가 자녀에게 투자를 해서 쇼핑몰 관련 서비스를 개발했다. 그리고 우리 회사로 직원들과 함께 피드백을 얻으러 왔다.


그분은 개발 소스를 주면서 본인의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추가하였고, 우리에게도 유용할 거라고 이야기하며 내게 어떠냐고 물었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관련 업무가 없었기 때문에 “저희는 관련 업무가 없어서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나중에 사용해 봐야 알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더니,

직원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회사에 오래 다니면 새로운 걸 안 받아들이려고 해. “


이 분은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인 것 같았다. 나로서는 황당한 대답이었다. 없는 업무인데, 어떻게 사용을 하나.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다른 회사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부터 파악하고, 개발을 해야 되는데 본인의 회사 시스템에서 필요하다고 개발해 놓고, 필요 없는 곳에서 어떠냐고 묻다니.


본인이 이 업종을 오래 해서 잘 안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구매를 하는 주 고객층은 계속 변화되고, 새로운 쇼핑몰들이 하루에도 몇 십 개씩 오픈한다. 그러면서 새롭게 떠오르는 루키 쇼핑몰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하락세를 면치 못 한다.


쇼핑몰도 1세대, 2세대, 3세대 이렇게 대형으로 알려지는 몰들이 있는데 이들은 이미 돈도 어느 정도 벌어봤고, 매출 황금기도 맞아본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거다.


그 경험으로 쇼핑몰에 대해 잘 안다는 인식을 얻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이때 이렇게 하니까 잘 됐었는데,”라는 옛 생각으로 자꾸만 회귀를 거듭한다. 그러면서 몰이 새로워지기보다는 계속 머물거나 촌스러워지는 경우가 많다.


쇼핑몰은 어느 날 한 번씩 터지는 때가 있는데, 그게 꼭 그 옷의 스타일 때문만은 아니다.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잘 맞아떨어져서 매출이 생기는 것인데,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예전 것으로만 돌아간다면 발전이 없어진다.


여전히 잘 파는 곳들은 본인들만의 메리트로 큰 광고를 하지 않아도 단골 고객층이 탄탄해서 매출이 안정적이다. 또 본인들이 직접 옷을 만들거나 발로 뛰는 건 기본이다.


그렇지 않은 곳은 그냥 광고만 돌려서 들어오는 유입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광고를 끄지 않는 경우도 많다. 광고에만 의지하면 몰의 발전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날은 망하는 회사의 상세페이지라는 타이틀의 강의 영상을 봤다. 보면서 깜짝 놀란 것이 우리 몰에서 하고 있는 상세페이지와 똑같았다.


그래서 돈을 좀 들여서라도 요즘 나오는 강의들을 직접 듣고, 공부를 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일을 하고 있는 실무자라고 다 아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10년 넘게 했지만 모르는 것들이 있다. 그런 건 배워야 된다.


사실, 공부는 MD보다 사장이 더 많이 해야 된다. 만약 MD가 상사나 대표에게 “상세페이지에 대한 강의를 들었는데, 이렇게 하면 안 된대요.”라고 하면 반영해 줄 회사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나는 회사를 다니면서 “네가 뭘 안다고 그래.”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듣기도 했고, 수정할 것에 대한 내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오히려 무시당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굳이 나서지 않게 되고, 시키는 일이나 주어진 일만 하게 되어 서로 발전이 없다.


“그래. 그 위치에서만 보이는, 내가 못 보는 그런 게 있겠지.”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회사가 내 말을 귀 기울여주지 않는다면 발전이 없는 곳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럴 땐 그냥 나의 공부라고 생각하고, 내게만 적용시키면 된다.


나는 여전히 유행하는 것들을 하나씩 해보고, 배워보고, 검색도 해보고, 시도해 본다. 그리고 미숙하지만 발맞춰보려고 노력한다.


내가 20대였다면 그냥 일상인 것들일 텐데, 30대가 되어보니 잘 모르는 것들이 생긴다. 그래서 다양한 브랜드를 알아보기 위해 찾아보고, 가능하다면 직접 매장에 가서 옷도 만져보고, 사보기도 한다.


하지만 회사의 대표라면 이런저런 강의도 듣고, 직원들의 말도 수용하면서 적용시킬 줄 아는 유연성이 있어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MD는 어쩌면 다재다능하면서 센스도 있어야 하는데, 어떤 곳은 MD가 모델촬영도 직접 한다. 나도 몇 번 찍어보기도 했었다.


예전에 사진도 잘 찍고, 똑똑했던 직원이 있었다. 그때는 바빠서 그 직원과 모델 둘이서 간단하게 촬영을 해왔었는데, 그 직원이 찍어온 사진으로 업데이트를 하면 판매가 엄청 잘 나왔다.


근데, 문제는 웹팀 포토가 질투를 하여 은근히 괴롭혀 퇴사를 시켰다. 매출보다, 좋은 직원보다 자신의 자존심이 더 중요한 사람이 있다는 걸 처음 봤다.


내 마음은 그 직원은 붙잡고 싶었지만, 직원의 미래를 생각하면 퇴사를 해야만 했다.


MD는 다양한 부서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직원과 소통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예상치 못한 관계가 많아지고, 트러블도 생기기도 해서 사회 초년생들이나 내성적인 편이라면 관계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회생활이 익숙해지거나 좋은 관계가 생길 수도 있으니 기대감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아무튼, MD는 사진 찍기, 사진공부, 색감, 포토샵 등에 대한 것도 공부해 두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물론, 능력을 인정해 주는 좋은 회사를 만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MD생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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