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가서 사입할 때도 있지만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쇼핑몰이라면 동대문 매장과 거래하는 영업 삼촌이 사무실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영업삼촌들은 도매시장 매장에서 싸주는 샘플을 전국에 있는 쇼핑몰을 다니면서 샘플을 전달해 주는 일을 한다. 영업삼촌들은 회사라기보다는 팀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소수 인원으로 운영된다.
시장을 자주 나가지 않거나 나가기 어렵다면 영업삼촌들을 통해서 새로운 신상들을 받아볼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너무 자주 오거나 막무가내로 업무시간에 오는 삼촌들도 있어서 적당히 끊는 것도 필요하다.
영업삼촌들은 쇼핑몰 아래 주소를 보고 찾아오는데, 어떤 몰은 주소 옆에 “영업 샘플 안 받습니다.”라고 써두는 곳도 있다.
나는 6년 정도 꾸준히 보는 영업삼촌이 있는데, 오래 봐서 그런지 시장 분위기나 단가, 시장 흐름 등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정보도 얻을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다.
영업삼촌은 한 달에 1번 정도 방문을 하는데, 보통 방문 시기가 비슷해서 영업삼촌을 많이 두게 되면 업무시간에 방해를 받기도 하고, 반납이나 결제 관련 연락도 많아져서 정리를 하면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영업삼촌들은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방문을 하기도 하는데, 연락처와 샘플만 두고 가면 샘플반납이나 정리를 따로 해야 해서 일이 늘어난다.
보통은 옷을 보여주고, 할 거만 받고 나머지는 삼촌이 다시 가져가기 때문에 반납할 일이 없지만 두고 가는 경우에는 직접 반납해야 해서 번거로움이 있다.
동대문 시장에도 커뮤니티가 있는데, 커뮤니티에서 은근히 몰랐던 정보나 시장 분위기들을 볼 수 있고 개인적인 질문이나 가십거리도 있지만 가끔 들어가 보면 조금 도움이 되기도 한다.
도매업자들이 싫어하는 것들이나 공장 사정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어서 도움 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시장에 가면 정말 다양한 옷들이 많은데, 국내 생산 옷들이 퀄리티가 좋기는 하지만 가격대가 높아서 판매를 하게 되면 일반 구매자들이 느끼기에 비싼 옷들이 많다.
그래서 요즘에는 시장에서도 해외수입 옷을 50% 정도 가지고 와서 하는데, 확실히 가격대가 확 내려가기 때문에 가격 경쟁을 위해서는 적절한 가격대와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옷의 퀄리티는 몰의 컨디션을 좌우하기 때문에 반품률이 적게 하려면 생산에 문제가 없는지, 원단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등등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잘 팔리는 옷들은 원단이 끊기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 원단이 안 나와서 품절이 되거나, 비슷한 원단으로 만들어서 오리지널 퀄리티가 아닌 옷들이 돼버린다.
이런 핸들링을 잘하는 도매 사장님들은 물량이 많이 나와도 문제없이 돌아가지만 잘 못하는 곳들은 그냥 품절로 돌리고 연락두절 하는 곳도 많아서 옷만 보고 거래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나 역시 옷은 잘 만들어서 판매가 잘 되는 곳이 있었지만 잦은 품절과 오랜 배송지연으로 거래를 끊은 곳이 있다. 이런 곳은 대화를 잘해보려고 해도 다른 곳에서 주문이 많기 때문에 아쉽지 않게 거래를 끊는 경우가 많다.
도매상들도 판매가 잘 되면 거래하는 곳이 많아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인의 의한 권력을 얻게 되어 사정사정해서 겨우 물건을 받아야 되는 경우도 많다.
아무튼, 요즘에는 다양한 디자인과 옷들이 많기도 하고 테무의 등장으로 경쟁력 없이는 동대문 도매상도 살아남기 어려워졌다. 결국은 소매상이 잘 돼야 도매상도 살기 때문에 서로 윈윈 하기 위해서는 원만한 관계 유지와 좋은 품질, 예쁜 디자인,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곳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쇼핑몰들은 몇 년 전부터 직접 옷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메이드 옷들을 팔기 시작하는데, 티셔츠나 바지 전문 도매상들은 직접 공장을 두고 제작하는 집들이 많아서 자체제작을 하기 원한다면 자체제작 옷들을 제작해 주는 매장을 찾아 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더 경험이 쌓이고 더 좋은 마진을 얻으려면 직접 제작 공장을 찾아서 맡기는 방법도 있다. 한국은 원단이나 옷 품질이 좋기 때문에 중국 제작에서 이기려면 퀄리티로 밀고 나가는 것이 좋다.
중국 옷들이라고 해서 다 저렴한 옷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 시장은 한국 시장의 10배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시장도 지역마다 많고 건물도 다양해서 고퀄리티에 고가의 옷을 파는 시장도 있다. 그런 옷은 한국 시장보다 더 비싸다.
한국은 봉제 공정비가 비싸기 때문에 저렴한 옷은 단순한 옷이 많은데, 주로 기본 티셔츠나 맨투맨 종류이다. 하지만 중국은 다양한 디자인, 다양한 디테일의 옷도 저렴하기 때문에 판매를 하게 되면 취향이 다양한 중국 옷이 더 많이 팔린다.
테무의 인기도 이런 이유로 나타나는 데, 저렴하면서 유니크한 디자인이 필요한 MZ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쇼핑사이트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옷을 제공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판매를 한다면 좋은 거래처도 생기고 퀄리티 좋은 옷, 다양성등을 볼 줄 아는 눈이 생기게 되니 많은 옷을 보고 만져보고 가격비교도 해보면서 시야를 넓히는 과정을 겪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