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는 다르지만

당신만의 사랑의 모양

by 서울경별진

추운 날 늦은 퇴근 후 집에 오니 우리 딸 한번 안아보자 하며 안아주신다.
“잊지 말아야 할 텐데, 우리 딸.”
“왜 잊어, 내가.”
“아니, 내가 우리 딸을. 잊지 않으려고 안고 또 안아본다. 밖에 춥지, 아빠는 따뜻한 사람이야.”
“맞아, 아빠는 따뜻한 사람이야”
아빠는 술을 마셨을 때만 애정표현을 하셨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후에는 술을 마시지 않고도 우리의 대한 애틋함을 표현하시곤 했다. 고단함 속에서도 옅은 미소로 날 반겨주셨다. 멋지고 좋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알기에.


사랑은 받아본 사람만이, 해본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듯이 미움도, 용서도 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끝날 때까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미운 마음에 아빠를 빨리 놓아 버렸다면 아빠의 진심을 평생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지만,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던 때에도 서로를 받아들이기 위해 애썼다. 나는 아빠의 곁에 머물기 위해 셀 수 없는 용서를 해야만 했다. 나에게 믿음이란 미숙한 태도 속에 감춰진 진심과 진실을 보기 위해 끝없이 바라보고 바라보는 것이었다. 때로는 사랑과 애정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우리 부모님이 주는 사랑 또한 이 세상에 하나뿐인 사랑인 것을. 모습과 모양은 달라도 사랑이라는 것은 온전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에는 형태와 크기는 다르겠지만 상대를 향한 따뜻한 사랑을 품고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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