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취미, 감성, 음악, 여러 가지 들이 나와 잘 맞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슷한 취향을 가지면 하루 종일 함께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테니. 예를 들면 함께 책을 읽는다거나, 게임을 한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등의 말이다. 하지만 요즘 방영하는 부부 프로그램 등을 보면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부부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면 나는 생각한다. '서로 다른 매력에 빠지게 되는 걸까, 나와 닮은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겠네.'와 같은 바보 같은 나만의 해석을 하고는 한다.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너무 오래돼서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밤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말하는 것만큼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입장이 아닌 상대의 입장을 존중해준다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족들도 대화를 하지 않으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한 일인 것 같지만 또 어려운 일이다. 나는 아빠와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서로의 대한 존중이 없으면 조금은 어려운 것 같다. 그런데 밤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라니. 생각만 해도 좋다. 물론 피곤해서 밤새 나눌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언젠가 엄마 침대에 언니랑 나랑 셋이 누워서 어릴 적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우리는 이야기하면서 웃기도 하고, 마음 아파하기도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하루를 겨우겨우 살아냈던 우리가 이렇게 보통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나는 보통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뒤에 며칠 동안 그 기억에 행복했다. 마음에 불안함 없이 방에 누워 옛이야기들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어느새 과거가 되어버려 웃으며 이야기하는 날이 오다니.
또 어느 주말엔 언니가 만들어준 김치볶음밥을 먹으며 시시콜콜 이야기하다가 셋이 눈물이 터져버려 울면서 밥을 먹었다. 그러다 요즘 재미있다는 예능 프로를 보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웃고 있는 서로를 보며 웃음 짓기도 했다. 우리는 예전보다 대화를 많이 한다. 대화를 많이 하는 건 좋은 것 같다. 적어도 대화를 하지 않았던 때보다 우리는 서로를 더 많이 아낀다.
책을 읽다가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예술가들을 만나면 내가 좋아하는 예술가 목록에 추가한다. 그들의 분위기, 작품들을 보고 그들의 삶을 추리해 나아가면 모두 비슷한 생각과 취향을 가졌다. 가끔은 드라마나 방송에 나오는 가수의 음악이나 드라마를 보다가 내 마음에 들어온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나와 닮은 구석을 발견하고는 한다. 그러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예술가 목록에 추가한다. 누군가를 발견하는 일은 흥미롭다. 언젠가 내 글도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지기를.
아무튼 나는 나와 닮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일도 좋아하고, 노력하는 것이 일상인. 그리고 좋아하는 것이 같은. 나와 닮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