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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나 Dec 03. 2019

배민부터 토스까지, 스타트업 페스티벌에 가다 -1-

 일반 관람객의 현장스케치

지난 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인 <Come Up 2019> 가 열렸다. 참석하고 싶어도 업무에 치여 반차조차 내지못한 이들을 위해, 넘치는 잉여력으로 11/28~11/29 양일간 참석한 일반관람객의 후기를 적어보려 한다.


"거기 너는 왜간거야?"

친구에게 스타트업 행사에 간다고 하니 들었던 말이다. 물론 창업을 해봤다거나 예비 창업자도 아니고, 스타트업 팀원도 아니기에 당연한 질문일 수 있다. 하지만 배달의 민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토스로 송금을 하며, 왓챠로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를 즐기며, 야놀자로 호텔을 예약한다. 그야말로 스타트업 플랫폼 의존도 100% 라고 할 수 있다. 내 삶을 지배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서비스들. 이쯤되면 '운영자 말도 좀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보고싶은 행사 다 보려고 노션으로 참관 스케줄표를 짰다. 쓸데없이 열정적인 편.. (홈페이지에서 시간대별 행사내용을 보기가 번거로웠던 것도 있다.)


#1. 오프닝 축사 :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DNA (DATA, NETWORK, AI) 기술로 글로벌 대한민국을 만들자"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멀리서 화면만 보고 최근 이슈가 됐던 'AI 박영선' 영상이 재생되고 있는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녀는 '찐 박영선' 장관이었다. 장관님의 희망찬 메세지로 행사가 시작됐다. 박영선 장관의 스피치 덕분에 중소기업벤처부와 역할에 대해 찾아보게 됐다. 기업활동을 응원하는 정부인사의 모습을 보니 왠지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찐' 박영선 장관님의 오프닝. 기업활동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눈으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2. 키노트 스피치 :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CEO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신세계그룹과 맞먹는다"

"기술은 시장을 발전시켜왔다. 앞으로는 고객이 시장을 파괴할 것이다"

"오늘날 생산의 3요소는 인재, 인재, 그리고 인재"


우아한 형제들 CEO인 김봉진 대표가 오프닝 키노트 스피치를 맡았다. 배민서비스와 브랜드철학을 사랑하는 나로써, 김봉진 대표의 키노트 스피치는 이번 행사에 참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포인트였다.

그는 미래세대의 고객들은 점점 더 다양한 경험을 하며 성장하고, 더 빠른 변화를 원하며, 기업은 더욱 고객을 향해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전했다.

아무리 새로운 서비스일지라도 빠르게 적응해버리고, 또다른 트렌드를 원하는 '빨리빨리 대한민국'의 고객들 덕에 한국의 플랫폼 비즈니스가 더욱 경쟁력있는게 아닐까?

키노트 피피티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걸까? 발표자료 마저도 역시 '배민답다'

키노트 스피치가 끝난뒤, 대학생으로 보이는 수십명의 청년들이 김봉진 대표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기위해 줄을 섰다. 그는 스타트업계의 아이돌이었다.



#3. 키노트 스피치 :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CEO


"라이프스타일은 서서히 변화하지 않는다.

특정시점의 변곡점에 의해 새로운 흐름이 기존의 흐름을 완전히 뒤엎는다."


국내대표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 의 김대일 대표가 했던 스피치 내용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 앞서 김봉진 대표의 발표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공유 오피스라는 공간은 원래 <잠시 거쳐가는 곳> 이었지만,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빠르게 대응한 결과, <계속 머무르고 싶은곳> 이 되었다. 또 어떤 라이프스타일이 우리를 덮쳐올까? 하는 즐거운 상상이 든다.

'어떤 부동산을 소유하느냐' 가 아닌, '어떻게 공간의 가치를 더 높이느냐'가 부동산 산업의 핵심이 되었고, 패스트파이브는 그걸 캐치해냈다.


#4. 키노트 스피치 : 김종윤 야놀자 온라인 비즈니스 부문 CEO


"야놀자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존에 있던 여행/숙박업의 방식을 변화시킨 것이다."
"1년에 2.3회가 아닌, 일주일에 2.3번, 하루에 2.3번 여행을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야놀자 서비스의 목표"


김종윤 야놀자 대표는, 여가에 쓰는 돈과 시간은 대폭 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람들을 어떻게하면 행복하게 할지' 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기업이 바로 야놀자이다. 야놀자는 숙박 뿐만 아니라 액티비티, 여행프로그램 등 놀 수 있는 공간과 방법들을 디지털을 통해 더 쉽고,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날 김종윤 대표는 야놀자에서 개발한 모바일기반 호텔 셀프서비스를 소개했다.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모바일 채널을 통해 호텔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였다. 이용고객 입장에서는 낭비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이었다. 하지만 호텔고객사의 경우, 해당 서비스와 동시에 대면 서비스를 어느 시점과 상황에 배치해 서비스 만족도를 최상으로 높일 것인가? 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을 하지말고, '마켓'을 고민해야 한다.


#4. 패널토크 : 패션산업의 현재와 미래 - 지그재그, LF, 옴니어스


사실 두개의 패널토크중 주제만 보고 뷰티&패션을 선택했는데, 알토스벤처스 박희은 파트너님이 진행을 한다는 사실에 무척 반가웠다. '스타트업 창업 → VC 투자파트너' 라는 멋진 커리어와 동시에, 팟캐스트에서 솔직함과 편안하게 대화를 이끄는 그녀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반해버렸기 때문이다.

 LF 김준식 전무, 크로키닷컴(지그재그) 서정훈 대표, 옴니어스 전재영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대기업, 주목받는 스타트업과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시장에 진출한 솔루션기업까지. 이정도면 '토크 꿀조합' 으로 인정할만 했다.

팟캐스트를 듣고 에너지와 입담에 반해버린 알토스 벤처스 박희은 투자심사역. 실제로 보니 더 힙하고 멋졌다.


패션서비스 고객들은 AI를 기반으로 한 상품검색 등 데이터기반 기술을 활발하게 경험하고 있다. 데이터기술로 편리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각기 다른 세 회사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보았다.


박 : 패션 AI 기술기업인 옴니어스는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나?

전 : 상품을 적시에 적합하게 생산하고 적합한 사람에게 판매하는 밸루체인에 집중하고 있다. 예를들면, 인플루언서 사진을 분석, 맥락을 만들어 엠디와 디자이너가 활용가능한 형태로 가공하는 것이다. 머신러닝이 가장 잘하는것은 예측이다. 정확한 수요예측과 공급 최적화를 목표로 한다.


박 : LF는 최근 어떤 변화의 흐름에 주목하고, 대응하고 있는가?

김 : 왜 고객들이 찾아오고, 어떻게 그 습관을 만들 것인가가 핵심이다. 요즘은 콘텐츠가 소비활동을 리드하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같은 콘텐츠기반 플랫폼에 가지 않아도, 자사 플랫폼에서 그런 콘텐츠들을 제공하는, 콘텐츠 커머스에 관해 고민하고 있다.


박 : 지그재그의 다음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서 : 2020의 트렌드는 멀티 페르소나이다. 한 사람이 여러개의 자아를 갖고 살아가며, 기분과 시점에 따라 옷과 패션을 다르게 활용하고 있다. 패션 카테고리에서의 수평적 확장을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더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유저의 시간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이커머스의 핵심이슈라고 생각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글로 표현하지 못했지만, 이만큼 캐주얼하게 대화를 이끌면서, 집중력 있는 패널토크는 찾아볼 수 없을만큼 가장 재밌는 세션이었다. 역시, 박희은 파트너님!



#5. IR피칭 : Beauty & Fashion  


신생 스타트업 대표들의 IR피칭도 참관했는데, 생활과 밀접한 새로운 서비스를 접하는것 만으로 큰 수확이 었다. 심사를 맡은 CEO 들의 날카롭고 예리한 질문에 논리적으로 답변하는 발표자들의 모습에 감탄했다.

(심지어 영어로. 내년에도 새해목표는 영어공부다..)

차 음료를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 '알디프'. 피칭을 듣고 나서, 오프라인 매장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Hall 2 의 진행자를 맡은 Owens. 멋진수염과 젠틀미 가득한 진행이 인상깊었다.


다음날도 꼭 와야겠다! 다짐하게 된 Come Up 첫번째 날.



'스타트업' 조직이기 때문에
기술과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게 아닐까?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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