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나 Dec 04. 2019

배민부터 토스까지, 스타트업 페스티벌에 가다 -2-

일반 관람객의 현장스케치

지난 ,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인 <Come Up 2019>  열렸다.

참석하고 싶어도 업무에 치여 반차조차 내지못한 이들을 위해, 넘치는 잉여력으로 11/28~11/29 양일간 참석한 일반관람객의 후기를 적어보려 한다.


(1편은 아래 링크로)


Come up 2019 둘째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오늘은 가지말까..라고 잠시 생각했지만, 백번 생각해도 가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게다가 둘째 날엔 토스 이승건 대표님의 키노트 스피치까지 있는 날이라, 참석할 이유는 충분했다.



#1. 오프닝 패널토크 : 한국 스타트업의 현재와 미래


"타다 불법논란, 언론과 국민이 모두 관심을 가져야"
"규제 이슈로 인해 기업이 스스로 검열하고, 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게 되는것이 더 큰 문제이다"


첫째 날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탓에 오프닝 패널토크가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 의  불법논란에 관한 VC CEO와 파트너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다. 타다의 불법논란은 현재까지도 법적공방이 오가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에 따라 기존의 공급자는 언제든 리스크를 입을 수 있고, 택시 업계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어떻게 전환하고, 공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앞으로 제 2의 타다, 제 3의 타다는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변화를 손바닥으로 막는것보다, 적응하고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매쉬업엔젤스, 블루포인트 등 VC 업계 대표들이 Q&A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 패널토크 :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의 현재와 미래


"크리에이터 개인이 만든 콘텐츠들이

하루에도 1억씩 판매되고 있다."


"아주 가볍(Light)거나 , 아주 풍부(Rich)하거나.

콘텐츠가 양극화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패널토크에서는 샌드박스네트워크 이필성 대표가 진행을 맡았다.

왓챠 박태훈 대표, AmazeVR 이승준 대표, 카카오 페이지 류정혜 CMO가 함께 콘텐츠와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첫째날엔 내용을 자세히 기록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둘째날엔 노트북을 가져가 기자에 빙의해서 열심히 필기했다.)

대학생 때, 왓챠 서비스와 보완점에 대해 발표했던 기억이 났다. 디즈니+ 와 웨이브까지 OTT 대격돌 시대에도 왓챠는 그때나 지금이나 '데이터' 를 핵심역량으로 하고 있다.


이 : 현재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플레이어, 유저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승 : "콘텐츠의 양극화"  최근의 콘텐츠를 보면, 아주 가볍(Light)거나, 아니면 아주 풍부 (Rich) 하거나로 양극화 되고 있다. 유튜브를 보면, 짧고 개인화된 예능 형식의 콘텐츠들이 자주 보인다.
AmazeVR은 어떻게 하면 Rich 한 콘텐츠경험을 만들수 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류 : "개인창작자 시대" 카카오 스토리에서 100억 이상 판매된 작품이 있지만, 이름만 대면 아는 소위 '유명작가'의 작품이 아니다.

정말 가내수공업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창작자들의 작품이 하루에 1억씩 판매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크리에이터 개인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


이 : 왓챠는 국내 OTT시장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박 : 왓챠의 경쟁력은 데이터이다. 기존의 콘텐츠 비즈니스는 개인의 의사결정에 치중되어 있거나, 시청률 등 정형화된 기준으로 콘텐츠를 평가하고 있다.


왓챠의 비즈니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선정하고추천하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에서 따라하기 어렵다.


실제로 유명하지 않더라도 왓챠에서는 인기있는 콘텐츠가 있고, 대중적이라는 콘텐츠일지라도 왓챠고객에게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데이터를 통해 의사결정을 더 정교하게 할것인가? 가 왓챠가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


이 :  VR 콘텐츠의 차별점은 무엇이고, 엔터산업에서 VR 비즈니스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것인가? 


승 : 기존 콘텐츠와 VR콘텐츠의 가장 큰 차이는 기존의 사각 프레임에서 벗어나 공간을 디자인 한다는 것이다.

내후년쯤 된다면, 개인화된 Display 시대가 올것이라고 생각한다.


VR 콘텐츠는 '경험' 이라는 키워드로 유통될 것이다. 현재 AmazeVR은 아티스트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콘텐츠로 시장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


이 : 카카오페이지는 스토리유료화에 성공한 비즈니스이다.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있나?


류 : 어떤 콘텐츠든 시작은 이야기이다. 원천 이야기인 '소설'이 공감을 얻는다면,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변화되어도 충분히 영향력을 갖출 수 있다. 하나의 이야기 소스가 다양한 방식으로 사랑받을  있도록 만드는 것이 카카오 페이지가 해야할 일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큰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작사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원천스토리를 가지고 프로덕션을 통해 영화 드라마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하고, 글로벌로 알리는 일이 우리의 꿈이자 비전이다.



#3. 키노트 스피치 : 토스 이승건 대표


'송금을 더 편하게' 에서 출발한 토스.
 대출과 투자까지,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한큐에 담아 이제는 '국민금융앱'이 되었다.
치과의사라는 미래가 보장된 타이틀을 과감히 내던지고, 기술 혁신을 통해 세계를 더 낫게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 창업을 했다는 이승건 대표.

그의 키노트 스피치를 들으며, 한마디 한마디 고개를 끄덕이게 한 내용들을 정리해봤다.


물류창고도, 재고도 발생하지 않는 금융업이야말로 플랫폼화하기 좋은 산업이다.


"시장의 힘은 Last Mile 을 가진 자로 이동한다"


시장은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고, 금융산업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생수를 산다고 했을때, 기존에는 풀무원, 에비앙과 같은 브랜드 자체가 중요했다면, 이제 쿠팡과 같이 고객의 라스트 마일 (Last mile)  담당하는 플랫폼이 산업 전체에서  많은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아마존이 드론배송을 시작했듯이, 고객에게 라스트마일 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 에 대한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금융업의 Last Mile은 대출, 보험, 투자와 같이 평소에 자주하지 않는 금융활동까지 가능한 단 하나의 슈퍼앱에 담길 수 있는 형태가 되어가고 있다.


"플랫폼화하기 가장 쉬운 산업, 금융업"


금융이야말로 디지털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본질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1) 금융은 커머스나 물류와 달리 재화가 아닌, 숫자의 이동이며 2) 유통의 한계비용이 0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 상품간 차별성이 사라지고, 고객들이 모바일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금융업은 플랫폼화하기 가장 적합한 산업이다. 금융관련 규제 또한 사용자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다.


"시장에 첫 번째 파괴적 혁신자가 등장한지 10년이 지나면, 전체 시장의 44% 가 온라인화된다."


애플 아이튠즈, 넷플릭스, 익스피디아와 같이 시장에서 파괴적 혁신자가 등장한지 4 정도 지나면 Digital Distruption  시작된다. 한국 금융업에서 파괴적 혁신자는 '토스' 라고 생각한다.


현재 토스가 등장한지 4.5년이 되었다. 2년전, 2%의 대출만이 온라인을 통해서 진행되었지만, 현재 8%까지 온라인 대출 비중이 확대되었다. 앞으로 금융서비스의 온라인화는 더욱 가속화  것이다.



"금융업, 아직 기회의 땅이다"


미국의 금융서비스 시장은 3천조에 달하지만, 매출의 오직 10% 만이 온라인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보다 시장규모가 작은 광고산업 시장은 약 80%가 온라인화 되어있다. 한국 또한 미국과 시장상황은 비슷하다.


금융의 디지털화를 통해 온라인 거래비중이 늘어난다면, 지금의 네이버와 카카오보다 훨씬 더 큰 시장 기회를 만들수 있을 것이다.


산업별 시장파이와 온라인매출 비중을 나타낸 자료. 가장 왼쪽 그래프가 광고시장, 가장 오른쪽이 금융서비스시장이다. 80%의 금융 서비스는 오프라인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토스는 아직 시장초기 단계에 있다"


토스의 매출은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고, 최근에는 50대 신규가입자가 더 많아질 정도로 전연령층이 사용하는 금융 서비스가 되었다.


매년 성장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에, 시장의 초기에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모든 금융관련 서비스를 토스에서 해결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토스의 비전이다.



"토스의 첫 홈페이지를 만드는데 걸린 시간, 단 3시간"


새로운 아이디어로 금융산업에 접근한다면, 시장의 기회는 열려있다. 토스의 시작은 작았지만,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생기는 리스크를 관리해 나가면서 대한민국 3명중 1명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었다.

3시간만에 완성된 토스의 초창기 웹페이지 모습. '린 스타트' 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한다.

핀테크가 성공하려면 고객들의 수용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가 등장함에 따라 고객들이 불편하거나, 짜증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금융당국, 금융기관, 회사와 핀테크 업체 사이에 무게중심이 변하면서 생기는 새로운 이해관계의 조정과정이다.

토스를 사용하는 유저와,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분들에게,  초반의 리스크나 불안한 면모도 수용해주신다면, 금융시장을 함께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 전하고 싶다. 토스가 3시간 만에 만든 단촐한 홈페이지에서 지금의 성장을 이루어낸 것처럼.




#4. IR피칭 & 피칭 참여기업 전시부스


IR피칭에 참여한 대표님들의 서비스 소개를 듣고,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뒤쪽의 전시부스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VC 파트너 앞에서 피칭하는건 어떤 기분일까? 발표를 하는 대표님들의 눈빛은 하나같이 열정넘쳤다.


영상속 동작을 인식해 3D효과를 삽입할 수 있는 서비스. 틱톡과 같은 영상기반 SNS 로 성장하고 싶다고 한다.  '다 계획이 있구나!'


소셜 피트니스 스타트업 '넉아웃' 은 에듀테크&라이프스타일 IR 피칭에서 우승을 거뒀다. 소셜 모임서비스들은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을까?




대기업 규모로 성장한 스타트업에서부터, 매력적인 신규 스타트업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작고 빠르게 시도한다는 것이다.


Come Up 2019 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혁신을 이끄는 사람들을 만나며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


새로운 시도를 할 때면, 항상 실패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끊임없이 자기검열하고, 타인에게 의심받으며 처음에 가졌던 당찬 포부는 어느새 사그라들어 있다.


린 스타트, 린스타트.
창업을 시작하는 방식일 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배민부터 토스까지, 스타트업 페스티벌에 가다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