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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나 Dec 16. 2020

시리게 추운 올해 겨울도, 좋을 이유에 대하여

일상 한 단락 다섯, 겨울이 좋은 이유

겨울은 참 애석한 계절이다.

해가 빨리 지고, 늦게 떠서 기분을 조금 더 가라앉게 만드는데다, 이불 밖으로 나온 순간부터는 살을 스치는 차가운 기운이 몸서리치게 만든다. 예쁜 꽃, 싱그러운 풀잎 하나에 마음을 다해 설레는 나에겐 겨울은 마주하고싶지 않은 계절이다.


평소라면 연말을 핑계로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과 불금, 불토하며 먹고 마셨을테지만, 코로나는 추운 겨울의 유일한 재미거리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오늘은 특별한 이유없이 연차를 쓰고, 느릿하고 여유로운 하루를 즐겼다.


하루종일 집에 머물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다가, 문득 이번달 초 나의 생일날이 떠올랐다. 오랜만에 연락온 학교 친구와 선후배들, 매일 전쟁같은 하루를 함께 버티는(?) 회사 동료들, 그리고 가장 가까운 가족들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아, 올해도 결국 이렇게 나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의 존재 덕에 무사히 보냈구나.' 


연말이 되면 항상 올해는 무얼 한걸까. 하고 후회만 가득한 채로 센치해지곤 한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본 올해는, 힘들고 지친 일상을 살아내며 내 주변에 머물러준 소중한 나의 인연들에게 고마워지는 한해이다.


밖을 나가면 귀가 빨개지도록 추워서인걸까? 마음만은 이렇게 따뜻해지고만 싶은,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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