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에서 1년 반 만에 나오게 된 이유

by 샛별이네

23년 말, 성남의 신축 아파트를 매수했다. 그리고 채 2년도 되지 않아 그 집을 떠나게 됐다. 이유는 단순하다. 육아 때문이다.


매수 당시 육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심지어 그때 나는 임신 중이었다..!) 아이를 낳고 최소 4~5년은 살 생각으로 이사를 왔는데, 사람은 역시 닥쳐봐야 깨닫는다. 육아휴직 중, 복직을 앞두고서야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애를 어떻게 키우지?
성남집 산성역 자이 푸르지오


기존 계획은 단순했다. 아이를 4시까지 어린이집에 보내고, 4시부터 7시까지는 베이비시터에게 맡기는 것. 하지만 어린이집 자리 구하는 것부터 정말 어려웠는데,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 왜 어린이집 자리가 부족한지 의문이었다.


가장 인기 없는 어린이집에 미리 대기를 걸어 겨우 자리를 얻었다. 그런데 막상 상담을 가보니, 이곳에 아이를 보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친정 근처로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 (참고로 이사를 와서도 한동안 어린이집 중도입소가 되지 않아 베이비시터를 이용해야 했다.)


성남집에서 단지 산책을 매일 했다


성남집은 전세를 주고 친정 근처 의왕의 준신축 전세로 이사를 가게 됐는데 그 과정도 결코 쉽지 않았다. 당시 부동산 정책이 바뀌는 시기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이 얼마나 나오는지 중개업자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결국 스스로 알아보며 진행해야 했는데, 혹시라도 대출이 막혀 이사를 못 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 불안 속에서 두 달을 보냈다.


원하는 아파트 매물이 하나밖에 없어서 의왕집 전세 계약을 먼저 했는데 (웬만하면 이런 방식은 추천하지 않는다.) 다행히 성남집이 신축이고 수요가 많은 아파트라 시세보다 1~2천만 원 낮게 내놓자 전세가 금방 나갔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이사를 올 수 있었다.


의왕집 백운 레이크포레 2단지


이사 온 후 지금은 친정 덕을 많이 보고 있다. 평일에는 어린이집 하원시간인 오후 4시부터 내가 퇴근하는 7시~7시30분까지 부모님이 아이를 봐주시고 있고 주말에도 종종 같이 놀러 가거나 식사를 함께 한다. 복직을 앞두고 먼곳으로 이직까지 하게 되어서 걱정이 많았지만(거리 외에는 모든 점이 이전 직장보다 월등히 나아서 고민끝에 선택하게 됐다) 부모님이 아이를 잘 봐주시는 덕분에 마음 편히 일을 다니고 있다. 부모님께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신혼집을 매수할 때는 육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정이나 시댁 근처에 거주하는 것도 꼭 고려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결국 이사를 하게 된다. 만약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최소한 직장이라도 가까워야 한다. 유연근무제나 재택을 운영하는 회사로 이직하는 것도 좋다. 아이를 낳게 되면 결국 누군가는 일정 부분을 희생해야 한다.


아기가 뛰어놀 수 있는 곳이 많은 의왕시


아파트를 떠날 때면 늘 마음이 아련해진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들이 떠오르고 특히 남편과 함께 힘들게 알아보고 매수했던 ‘우리 집’이었기에 더 마음이 힘들었다. 하지만 막상 나와서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의왕에서의 삶에도 금방 스며들었다. 성남에서는 산성역 인근이 고지대라 어린 아기를 데리고 갈만한 곳이 한정적이었는데 의왕은 천지가 공원이라 심심하면 롯데 아울렛, 무민공원, 한글공원 등 이곳저곳 갈 곳이 많아서 참 좋다.


얼마 전 결혼 3주년을 맞았다. 그런데 우리는 벌써 세 번째 집에 살고 있다. 구축 소형 평수에도 살아보고, 신축에도 살아보고, 인프라가 부족한 준신축 30평대 전세에도 살아봤다. 미리 모든 것을 고려해서 직장 다니기도 좋고, 아이 키우기도 좋은 곳으로 내 집마련을 하면 참 좋겠지만 완벽한 선택을 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시의 판단을 후회하진 않는다. 다양하게 거주한 경험들이 우리 가족에게 더 나은 보금자리와 부동산 투자 판단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우리의 다음 보금자리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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