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싹이는 발가락이 생겼대, 귀여워"
카톡이 울리고 확인해보니 아내가 보내 준 내용이다.
이제 12주를 지나서 나름의 안정기에 접어들어가는 것 같다.
그간 1차 기형아 검사까지 마치고 16주 차에 한번 더 검사를 하면 끝이라고 한다.
아침부터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월요일 주간 회의를 하며 순간 화가 났고, 직장인들이 늘 그렇듯이 그만둬버릴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날아온 카톡 메시지에 기분이 좀 풀린다.
책임감도 다시 한층 더 커진다.
요새 아내의 식습관이 예전과 많이 다르다.
아침에 시리얼과 우유를 먹고, 점심 저녁에는 과일도 갈아먹고 밥도 간단하게 먹는 듯하다.
쉬는 날이면 김치찌개도 끓여서 먹곤 하는데 끼니때마다 참 잘 먹는다.
그렇게 좋아하던 고기는 아직도 조금은 멀리 하는 편이다.
나야 직장에서 종종 회식 아닌 회식을 통해 육류를 섭취한다지만 사실 조금 걱정도 된다.
하지만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것이니 그것도 좋은 거라고 생각을 한다.
배달 음식을 시키곤 할 때면 중국요리를 자주 말하는 것도 바뀐 점이다.
싫어하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배달을 시키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어쩌면 "술"이 연상되는 음식을 멀리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몸에서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것일까?
아랫배가 좀 불편하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또 이것저것 찾아보고 당연한 시기라는 글을 보면 안심을 하기도 한다.
아직 여름휴가를 가지 않았다.
오늘 아침은 조금은 선선하기도 하고 8월 중순에 잡아 놓은 휴가를 좀 미룰까도 싶다.
9월이 첫 결혼기념일이 있는데 그마저도 추석의 시작이니 차라리 좀 미뤄서 추석 전 주 정도로 할까 싶기도 하다. 코로나도 있고 어차피 어디를 가기가 애매하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9월에 가자니 그때부터는 배도 나오기 시작할 텐데 그것도 불편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세상의 예비 아빠들이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나 혼자도 아니고, 식구도 생기고 또 한 생명체가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으니 누구에게 초점을 맞춰야 하나 라는 고민도 든다.
"오늘 새싹이는 발가락이 생겼대."
"새싹아 잘 자라주고 있어서 고마워. 그런데 아빠는 엄마가 먼저 인 것 같다."
다시 계획을 좀 세워봐야겠다.
새싹이 엄마 위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