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같이 걷던 아내가 말한다.
"귀가 먹먹해."
"응? 갑자기?"
나의 당황스러운 질문에 아내는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이면서 대답한다.
"응. 귀가 먹먹해질 때가 있어. 그럴 때 고개를 숙이면 좋아진다는데......"
"임신 증상이라고?"
"간혹 그런 사람이 있대."
임신을 하면 귀가 먹먹해지는 이유가 뭘까?
지식이 없다 보니 인터넷을 뒤적이며 찾아보기 시작했다.
마스크도 쓰고 다녀야 하는 시대이다 보니 그런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의 경험담이 있었다. 크게 3가지 정도로 정리가 되었다.
첫째, 체내 혈류량 증가가 원인이라고 한다. 임신 중에는 체내 혈류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귓속 혈관 압력도 빠르게 상승하다 보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고 한다.
둘째, 아연 등의 영양 결핍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영양결핍성 이명인데 먹는 식습관이 바뀌다 보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고 한다. 건강식품회사 친구로부터 받은 각 종 영양제 중에 아연 결핍을 대비하는 것이 있으니 아무래도 잘 챙겨야 할 듯하다. 빈 속에 먹으면 메스꺼움이 있다고 하는데 결국 밥도 잘 챙겨 먹어야 한다는 뜻인가 보다.
셋째, 스트레스.
이 스트레스라는 놈은 세상 어디에도 있는데 그렇다고 가볍게 볼 놈이 아니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이 생길 수 있으니 정신적으로도 남편 노릇 제대로 해야겠다. 안 그래도 종종 아내가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출산을 잘할 수 있을까? 좀 무서운데......"
잘 보듬어줘야겠다.
계획하지 않고 찾아온 새싹이다.
누군가는 준비를 하고 계획하에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아니었다.
순리대로 지내다 보면 언젠가 자연스레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다 보니 사전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아내의 이명, 귀가 먹먹해진다는 말을 들으니 왠지 가슴도 먹먹해진다.
주말에는 태교를 위한 책을 한 권 구입했다.
아내도 읽고 나도 읽고 새싹이에게 들려줘야겠다.
그리고 아내가 결코 혼자 임신한 게 아니라는 것을 나 자신에게 이야기해줘야겠다.
주중에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주말에는 쉬겠다는 이유로 핑계 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번 더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