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안아주는 조명, 나를 감싸는 에너지”
"조명을 바꾸었을 뿐인데, 내 하루가 달라졌다."
밤 11시, 책상 앞에 앉아 하루를 정리하려던 순간.
오랜 시간 켜 두었던 천장의 밝은 하얀불빛이
문득 너무 강하고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내 생각도,
내 감정도
투명하게 노출되어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죠.
그날,
나는 조명을 바꿨습니다.
따뜻한 노란빛 전구를 달아보았더니,
같은 공간인데도
어쩐지 훨씬 더 편안하고
안온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공간이 나를 감싸주고,
"수고했어, 오늘도"라고 말해주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때부터 저는
조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조명은 단순히 보는 것을 돕는 기능이 아니라,
나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하루의 리듬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오행인테리어를 공부하면서
그 의미는 더 깊어졌습니다.
화(火)의 기운이 필요한 사람은
따뜻한 조명을 통해 감정을 녹이고,
금(金)의 기운이 필요한 공간에는
집중력을 높이는 흰빛 조명을 사용합니다.
조명은 결국 나를 조율하는 도구가 된 것이죠.
며칠 전,
오랫동안 공사를 준비해온
한 회사의 디자인실을 마무리했습니다.
그 공간에는
오랫동안 주광색 형광등이
천장을 점령하고 있었고,
디자이너들은 그 아래서
매일 피로에 시달렸습니다.
퇴근할 무렵이면
녹초가 되어버린 자신들을 당연하게 여기며,
“원래 일이란 그런 거겠지…”라고 받아들이고 있었죠.
그러나, 우리는 먼저 그 빛을 바꿨습니다.
차갑고 날카로운 금(金)의 기운을 걷어내고,
따뜻한 화(火)의 기운을 담은 주백색 전구로 교체했습니다.
천장에 앙커를 박고, 전선볼트를 이용해
레일을 설치한 뒤,
공간 전체를 라인 조명으로 부드럽게 감쌌습니다.
놀라운 변화는 곧바로 일어났습니다.
디자이너들의 표정이 달라졌고,
책상 위에 놓인 펜과 노트가
더 자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요즘은 아이디어가 더 쉽게 떠올라요.”
“마감이 다가와도, 전처럼 지치지 않아요.”
그 변화의 시작은 단 하나,
빛의 기운이었습니다.
공간은, 그 안에 있는 사람과
끊임없이 대화합니다.
필요한 기운을 주고,
부족한 에너지를 보완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오행인테리어가 말하는
‘유기적인 공간’입니다.
우리는 공간을 고칠 때,
단순히 예쁜 모양이나 색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기운을 조율합니다.
그 기운은 결국,
그 공간에 사는 사람의 기분과 생각,
그리고 인생의 흐름까지도 바꾸게 되죠.
오늘 당신의 공간엔 어떤 기운이 흐르고 있나요?
그 빛은 당신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나요?
요즘 저는
하루를 마무리할 때마다,
조명 하나를 꼭 바라봅니다.
오늘 나에게 필요한 기운은 무엇일까?
내 공간이 보내는 빛은 어떤 에너지일까?
빛은 말이 없지만,
가장 따뜻한 언어로 나를 안아줍니다.
당신의 하루 끝에도 그런 조명이 켜져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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