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웨이>, 어려워하지 말아요 우리
이 매거진은 실패했던 경험을 발판 삼아 다시금 도전하는 신년 맞이 재도전이다.
재작년, 나는 이미 <아티스트 웨이>의 12주간 창조성 워크숍에 도전장을 던진 바 있다. 결과는 2주를 남기고 대실패. 핑계를 대자면 함께하던 분이 2주를 남겨두고 홀연히 오픈채팅방을 나가버리셨기 때문이다. 무려 아무 말도 없이 말이다. 혼자서 남은 2주 분량을 달성하느냐 아니면 여기서 포기하느냐가 갑자기 고민이었다. 그리고 나는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는 느낌에 (그분 핑계를 대며) 포기를 선언했었다.
그리고 2024년, 새해를 반기는 마음으로 가장 먼저 하기로 정한 것이 바로 <아티스트 웨이>다. 일명 나를 향한 설욕전. 우선 남겨둔 그 2주를 다시 정복하고 싶었고, 두 번째로는 글을 쓰다 보니 다시 <아티스트 웨이>로 돌아가야 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창조적 잠재력을 깨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티스트 웨이>. 작가라면, 아니 창작자인 아티스트라면 이 책에 대해 이미 한 번쯤 들어봤을 수도 있다. 줄리아 카메론이 수많은 강연 끝에 세상에 내어놓은 책, 내가 가진 책에서 초판 1쇄는 2003년이 찍혀있으니까 세상에, 벌써 20년이 지난 책인 셈이다. (내 책은 중고로, 2012년 개정판이다. 이 또한 10년이 넘었다!)
줄리아 카메론은 <아티스트 웨이>의 기본 도구로 모닝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를 언급한다.
1. 모닝페이지
간단히 말하면 아침에 의식의 흐름을 세 쪽 정도 적어 내려 가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앞으로 <아티스트 웨이>를 실천하는 동안 그리고 아마도 그 이후에도, 계속 실천하는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여기서 작가는 세 쪽이라는 정보만 줄 뿐, 어느 노트에 쓰라고 알려주질 않았다. 그래서 처음 내가 고른 건 그냥 보이는 스프링 노트였는데, 하필! 무려 크기가 A4 사이즈였다! 3쪽을 쓰는데 2시간 가까이 걸리다 보니 이전에 모닝페이지를 작성하며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팔과 손이 아팠다. 쓸거리가 생각이 나지 않는 건 고민도 못 될 정도였다. 기억을 더듬어 이번에 작성할 모닝페이지는 B5 크기로 골랐다. 카카오프렌즈에서 이전에 샀던 스프링 노트인데, 아끼다가 색이 햇빛에 바래버려서 이제 그만 전시해 두고 사용하기로 했다. 시험 삼아 오늘 세 쪽을 써보니 1시간 정도가 걸리고 손도 덜 아프다. 딱이다!
의식의 흐름을 적다 보니 어제 있었던 일도 적고, 브런치에 쓸 글의 서론도 적고, 가만히 있을 때 드는 나의 생각도 적었다. 책에서는 정성껏 적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냥 '세탁물 맡겨야지.' 같은 걸 써도 된다고. 그리고 8주간 봉인이다! 8주 동안 내가 쓴 글을 볼 수 없으니 미리 아주 중요한 키워드는 포스트잇에 작게 적어둔다. 예를 들면 '오늘 <아티스트 웨이> 매거진을 만들어야지'같은 것들. 8주 뒤에 내 모닝 페이지들을 읽어보면 아이디어 창고가 되어 있을 거라는 기대를 멈출 수가 없다. 흥미진진하다.
2. 아티스트 데이트
매주 두 시간 정도 내 속의 아티스트와의 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고물상에 가보기, 해변에 혼자 가기, 영화 보러 가기, 아쿠아리움이나 미술관에 가기 등등. 나는 이전에 아티스트 데이트를 너무나 어려워했었다. 혼자 낼 시간이 없기도 했고, 어디를 가야 내 속의 아티스트가 좋아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렇다, 핑계대기 바빴다.)
그래서 항상 근처의 새로운 카페들을 탐방했다. 그 또한 즐거웠지만 내가 원하는 그 이상의 발전은 어려웠다.
이번에는 '절대 아티스트 데이트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지'하고 다짐을 거듭한다. 1월에는 '반 고흐 인 서울'에 가보고자 예약을 미리 했다! 2024년에는 대충대충이란 없다!
이제 내일이면 2024년이 된다. 새해맞이 <아티스트 웨이> 실천편. 12주 동안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