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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클레어 Aug 05. 2019

E03 MBA 레주메/에세이 + 라운드별 지원 전략

돌아보니 잘한 것과 잘못한 것들

GMAT이라는 거대한 관문을 넘었다면 이제 서류 제출을 위해 남은 것은 Resume와 에세이, 그리고 추천서였다. (+물론 지원서류도 있음)



성과 위주의 이력서, 레주메 Resume


레주메는 우리나라의 이력서와는 달리 내가 맡았던 역할 자체보다도 거기서 실제로 내가 만든 변화 (Action 과 Result 기반) 를 위주로 기술하는 문서이다. 일반적으로 경력이 10년 20년 이상 엄청나게 긴게 아니면 분량은 1페이지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후첨: 아래 레주메는 대충 형태가 이렇게 생겼다는 거지 내용을 잘 썼다는 사례로 붙인 것은 아닙니다! 입학하면 엄청난 단계를 거쳐 많이 고치게 된다고 들었어요. 좀 더 좋은 레주메가 되면 다시 예시로 돌아오겠습니다)


앞으로 엄청 뜯어고칠 레주메이긴한데 대충 이렇게 생김


각 Bullet Point 를 어떻게 채우냐가 가장 중요한데, 여기에 있어서는 STAR 라는 포맷이 널리 알려져있다. 

Situation - Task - Action - Result. 이 중에서도 Action 그리고 Result 가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상세하게 수치화해서 적는 것이 좋다. 


이 외에 개인적으로는 포맷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딜 가든 행정병 스타일의 사람들은 있기 때문에.... 프로페셔널리즘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보기에도 불편하지 않게 깔끔한 디자인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 개의 Bullet point 에 문장 길이가 3줄 이상으로 너무 길어진다거나 하면 2줄 이내로 자르는 게 좋고, 문장 길이가 애매해서 한 두개 단어가 한 줄을 다 차지한다거나 하면 문장을 줄이거나 늘려서 보기에도 좀 깔끔하게 만드는 게 좋은 것 같다. 나는 여기에 더해 각 학교에서 제공하는 포맷이 있으면 거기에 맞춰 쓰려고 했다. 아무래도 그 학교 포맷이 그들의 눈에는 익숙할 테니까 말이다.


오타도 꼭 확인해야한다! 아니 레주메를 몇 번을 보는데 오타가 있겠냐 하지만 진짜...... 심지어 외부 교정도 맡겼었는데 오타가 있는 상태로 학교에 그냥 제출한 것이 두 번이나 된다 ㅠㅠ 이건 나만 하는 실수일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ㅋㅋㅋ 


여하간 이렇게 열심히 레주메를 쓰고 링크드인도 요 내용 그대로 업로드!

종종 학교에서 링크드인 프로파일도 받아서 확인하길래 레주메랑 같은 내용으로 업로드해두었다.



너무 고쳐도 문제, 너무 안 고쳐도 문제인 에세이


이제 레주메까지 썼다면 학교별 에세이가 남았다! 


학교에 따라 대체로 2-3개씩의 에세이를 요구하는데, 흔히 나오는 질문도 있고 (Why MBA, Why this school, ST/LT Career Goal 등) 학교마다 특징적인 질문도 있다. (What matters most to you and why, Six word story, 6-pick 등) 혹은 MIT 처럼 아예 에세이가 아닌 커버레터를 요구하는 곳도 있다.


우선은 어떻게 써야하는지 감이라도 잡으려면 다른 사람이 쓴 에세이들을 많이 읽어보는 게 좋다. 온라인 리서치도 좋고, 나 같은 경우에는 실제 합격한 지인들 (혹은 지인의 지인들) 에게 부탁해서 입학시 썼던 에세이나 추천서를 받아보고 많이 참고를 할 수 있었다.


작문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한글로 개요를 잡고 -> 개요에 대한 피드백이나 아이디어를 받고 써볼만하다고 느껴지면 -> 한글로 쓴 후 영어로 번역 (하지만 뒤로 갈수록 그냥 바로 영어로 쓰게 되긴 했음) -> 링글 교정 서비스를 통해 교정 -> 케빈과 함께 다시 교정 -> 주변 피드백 받고 내가 수정 -> 링글 교정 -> 케빈과 함께 교정 -> 주변 피드백... (무한루프) -> 이 정도면 됐다 싶으면 제출하기로 결정.


이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에세이 컨설팅 서비스가 있는데, GMAT 학원들이나 MBA 출신 개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대체로 가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돈보다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 (MBA의 경우 나처럼 무직상태로 지원하는 것보다 일하는 상태에서 지원하는 것이 훨씬 유리)


만약 에세이 컨설팅을 쓴다면 최대한 많이 인용할 수 있는 질문을 택해서 한 학교 정도만 도움을 받고 해당 에세이를 조금씩 수정해서 두루두루 쓰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ST/LT Goal 같은 질문들은 거의 모든 학교에서 말만 다르게 해서 계속 등장하는 질문들이라 나도 썼던 걸 계속 쓰게 되더라...



하지만 사실 진짜 문제는 가끔가다 등장하는 Deep한 질문들이다!


내 인생을 돌아보고 내가 한 결정들의 의미를 설명해야만 하는 유형들.... 스탠포드의 What matters most to you and why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에세이를 쓰면서 내가 이렇게까지 직감을 따라 살아왔는지를 새삼 느꼈다.

이 선택을 왜 했냐고? 그 순간 그 기회가 있었고 끌려서! 그치만 이렇게 쓸 순 없지 않나...

취업 자소서나 마찬가지다. 나는 내 인생의 결정들을 분명한 문장으로 설명해야만 했다.


굳이 뽑아내 본다면 아래와 같은 것들이 내 결정의 축이 되었고, 커리어가 진행될수록 1->2->3 으로 중심이 옮겨온 거 같은데 이걸 뭐라고 설명하리....

1) 세상에 가치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싶다 (사회적 기여)

2) 그 순간 재미있어 보이는 일을 한다 (흥미/열정)

3)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에 도전한다 (성장/도전)


그래서 "Fear Nothing Love Everything"이라는 삶의 철학이 명확한 오빠와는 다르게 에세이 쓸 때 고생을 좀 많이 한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스탠포드는 거의 30개 버전을 넘게 만들었다. 매일같이 피드백을 받고 버전을 갈아치웠다. 스토리라인도 7개나 있는데 그렇게 많이 고쳤음에도 결국은 마음에 안 드는 상태로 낼 수 밖에 없었고, 결과는 허무하게도 서류 탈락. (꼭 에세이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돌아보면 너무 많이 손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은 아닌 거 같다. 오히려 의견을 너무 많이 듣고 의심만 하다보면 고칠게 끝이 없다. 피드백을 달라고 하면 사람들도 피드백을 무한으로 준다. 게다가 같은 사람들에게 계속 부탁하기가 미안하니 서로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게 되는데 다 의견이 다르다. 학교에서도 에세이만 보고 뽑는 것도 아니니 이만큼 집착한다고 결과를 완전히 바꾸는 것도 아니다. 물론 맨 첫 에세이였으니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한 6-7번 보고 보낼걸 이런 생각도 들긴 한다.


이후 에세이들은 갈수록 시간을 덜 들이긴 했는데 특히 2라운드에서는 여러 학교를 내다보니 어떤 학교는 진짜 데드라인 10분 전에 초안을 마감했다.... 그건 뽑아주는 학교가 이상할 정도. ㅠㅠㅠ 학교들 마감이 붙어있다보니 정말 몇 개 학교 지원할지 잘 계획하고 미리미리 써야한다. 각 에세이마다 3-4번 정도 피드백을 받고 낼 수 있는 일정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 



라운드별 지원 전략


MBA 입시는 보통 9월에 서류를 제출하는 1라운드와, 1월에 서류를 제출하는 2라운드가 있다. 

*물론 그 이후 라운드도 있지만 인터내셔널은 비자 취득문제로 거의 모든 학교가 1,2라운드에 제출하기를 강하게 요구한다. 합격률도 1,2라운드가 그 다음 라운드들에 비해 현저히 높은 편이다. 


그렇다면 이 두 개 라운드에 어떻게 지원하는 게 좋을까?


우선은 올해 총 지원하고 싶은 학교 리스트를 뽑아보자.

학교 선정에는 모두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Location 이 가장 컸다. 

무조건 캘리 아니면 뉴욕! 도시를 사랑하는 여자... 어차피 테크 시장이 큰 것도 그 두 지역이었기 때문에 캘리포니아가 1순위 2순위는 뉴욕이었다. 거기에 랭킹을 더해 지원할 학교들을 추렸다.


그리고 나서 1라운드에는 캘리쪽 학교들, 2라운드에는 뉴욕쪽 학교들을 썼다. 캘리가 더 가고 싶었고 1라운드에서 입시를 끝낼 수 있으면 끝내고 싶어서였다. (입시가 싫다는 바보같은 이유 ㅋㅋㅋ)


하지만 지금 내가 누군가에게 추천한다면 더 가고 싶은 학교를 좀 더 늦게 쓰기를 추천할 것 같다. 지원 과정에서 자꾸만 새롭게 배우는 게 생기기 때문이다. 에세이나 레주메도 어쨌든 갈수록 더 나아지고, 지원 서류 쓰는 데도 요령이 생긴다. 인터뷰도 1라운드를 거치며 배운 것들을 2라운드에 써먹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1라운드 지원 서류에서 고치고 싶은 게 한 두개가 아니다. 욕심나는 학교들을 먼저 쓴 것은 지금 돌아보건데 좋은 전략은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최종적으로 2라운드 합격 학교에 가기로 하면, 1라운드에 합격 걸어놓은 학교에서의 보증금은 날릴 수 밖에 없음. 200-300만원 되는 돈이니 진짜 엄청 아깝다... 하지만 인생을 위한 결정이니 어찌하리 ㅠㅠ)


여담이지만 지원 서류 쓰는데도 꽤 노력이 든다. 레주메 에세이 썼으니 붙여넣으면 되겠지- 가 아니다. 따로 공지된 에세이 질문 외에 지원 서류에서도 각종 자잘한 질문들을 엄청 많이 물어보고, 때로는 꽤 긴 분량의 글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제대로 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한 라운드에 너무 많은 학교를 쓰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라운드당 3-4군데로 총 6-8군데 정도를 지원하는 것이 합격 확률을 높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선택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내가 잘 한 것이 있다면 최대한 지멧을 빨리 만들어서 1라운드부터 최적의 지멧 점수로 입시를 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1라운드에서도 가고싶은 학교들에서 합격을 받았고, 2라운드 결과와 동등하게 비교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가장 즐겁게 에세이를 썼던 NYU Stern에 입학하게 되었으니 참 재미있는 일이다. 그렇게 미친듯이 에세이를 수정했던 학교들은 떨어지고... ㅋㅋㅋㅋㅋㅋ 그러다보니 내가 에세이에 대해 얼만큼 뭐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 개인적인 의견이나마 나누어본다. 


다음으로는 입시 중 가장 어려운 관문이었던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를 끝으로 입시 포스팅을 드디어 끝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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