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지금이야
"지금 와서 말인데, 예전의 난 영원히 살 것처럼 대충 살았던 것 같아.
어차피 또 좋은 시간들이 많이 올거니까, 좋은 데 많이 갈거니까, 맛있는 것들도 많이 먹을거니까, 우리 자주 볼거니까 하면서 매 순간을 충분히 감사하고 느끼질 못했어. 내 곁에 있던 사람도 마치 내 옆에만 영원히 있을거처럼 충분히 생각하지 못하면서 미래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어.
근데 그게 지금에 와서 제일 아쉬운 일이야. 끝이 있다는 걸 끝나고 나서야 알았으니. 끝이 있을 줄 알았으면 매 순간을 좀 더 제대로 보내고 깊이 기억할 걸. 돌아보면 예전에 곁에 있던 사람들도 곁에 없고, 예전에 겪을 수 있었던 것들을 겪을 수 없기도 한데, 그 땐 왜 몰랐을까. 지난 추억들이 잘 떠오르지 않는 내 자신이 안타깝고 또 충분히 살지 못한 그 시간이 후회되지만, 그렇게 또 어쩔 수 없는 끝이라는 것에서 배운다. 지금 내 곁의 것들이 당연하지가 않다는 거. 언제라도 떠날 수 있고, 사라질 수 있고, 불가능해질것들이 감사하게도 지금 내 옆에 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