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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클레어 Mar 10. 2020

EP13. 미국의 테크 리크루팅

MBA의 여름 인턴십 관점에서

MBA 생활의 아주 큰 부분이 리크루팅인만큼 나도 여름 인턴십을 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비록 내가 전문가는 아니고 다른 분야의 리크루팅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지만 적어도 내가 경험한 바에 따라 MBA 학생의 테크 여름 인턴십 구하기가 어땠는지에 대해서 정리해보려 한다.


*모든 것은 테크 리크루팅 (& 내 리크루팅) 기준으로 지원 업계에 따라 타임라인은 많이 차이가 난다.



1단계. 준비운동 & 정보 수집 


MBA는 첫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리크루팅을 위한 준비운동 및 정보 수집 단계가 시작된다.


이 단계에서는: 

1) 취업 준비에 가장 기본이 되는 레주메를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고 다듬는다 

2) 30초/60초 안에 자신의 이전 이력을 짧게 설명하는 엘리베이터 피치를 준비한다. 어느 분야의 어떤 인터뷰이든 "Walk me through your resume" 혹은 "Tell me about yourself"는 반드시 묻는 질문이다. 

3) NYU 스턴 기준 9월 말부터 11월까지 계속해서 진행되는 회사별 설명회에 참여한다. 설명회에서는 회사별 특성을 파악하고 직원들과 커피챗 및 네트워킹을 하며 인맥을 쌓는다. (개인적으로 네트워킹 행사에서 Referral(추천)로 이어진 적은 없긴 하지만, 커버레터를 쓸때나 인터뷰를 할 때 내가 회사를 알기 위해 커피챗 등 이런 노력을 기울였고, 회사에 대해 이런 부분을 알고 있다 등을 강조할 수는 있었다.)


이 때는 학교 자체에 적응하기도 정신이 없었던 때라 최대한 학교에서 준비해주는 플랫폼을 열심히 따라가려고 했던 것 같다.



2단계. 리스트 만들기


11월쯤 되자 본격적으로 내년 여름 인턴십을 위한 잡 포스팅이 뜨기 시작했다. 테크는 보통 늦게 뜬다고 들었지만 왠만한 대기업들은 하나 둘 포스팅이 이미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은 잠재적으로 지원할만한 인턴십들의 Job Posting 리스트를 만들어두고 관리하는 것이었다. 2학년들에 문의해 각자 어떻게 했는지 참고로 포맷들을 전달받았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수정해 사용했다. 내가 만든 포맷은 아래와 같았다.

지원의 흔적이여

사실 지원할 곳 찾는 게 제일 일인 것 같다. 지원할 롤을 찾는데 있어서는 내 목적에 맞게 몇 가지 플랫폼을 사용했다.


1. NYU Stern Career Account: 학교 취업 지원 플랫폼

가장 기본적으로 참고했던 소스. 우리 학교 플랫폼에 올렸다는 것은 아무래도 MBA 지원자에 좀 더 관심이 있는 경우일테고, 특히나 캠퍼스로 직접 와서 인터뷰를 보는 경우는 특히 우리 학교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일차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었다.


2. Google / Linkedin / Glassdoor Search: 

구글, 링크드인, 글래스도어 등의 사이트에 "MBA intern"을 찾아 새로 올라 온 공고들을 쭉 보면서 관심있는 회사/포스팅을 꾸준히 업데이트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쯤은 업데이트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이메일로 필터 걸어놓고 받아 사용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직접 확인하는게 왠지 안심이 되서 그냥 직접 업데이트 하는 걸로...


3. BuiltinNYC / BuiltinSF

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도 관심이 있어서 위의 두 사이트에서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의 인턴십을 위주로 찾아 지원했다. (이 경우 꼭 MBA만 뽑지는 않는 경우도 있음. 근데 그냥 그래도 지원해봤다)


4. 개별 회사 커리어 사이트: 

이렇게 많은 사이트를 참고하지만 그 외에도 이전에 MBA 졸업생들이 갔던 회사 리스트라던지, 유망한/관심있는 테크 회사들 리스트를 적어놓고 주기적으로 회사별 웹사이트 내의 커리어 페이지를 체크해서 포스팅이 올라왔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은 개별 회사 사이트에서 공고를 찾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3단계. 지원하기 


리스팅과 동시에 지원이 시작된다. 때로는 데드라인을 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테크 회사들은 딱히 데드라인이 없거나 대충 걸어놓고 현실적으로는 Rolling basis(먼저 오는 사람 먼저 보는 식)로 진행된다고 하니, 포스팅을 봤으면 최대한 빨리 지원하는 것이 좋다. 먼저 본 사람들이 합격하면 롤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같은 테크 Industry 라도 그 안에서 일하고 싶은 롤은 많이 다를수가 있다. 테크 안에서도 결국 finance, Strategy, Ops.. 다 있게 마련이다. 내가 집중했던 롤은 PM, PMM(Marketing), Strategy 였다.


처음 리크루팅을 시작했을 때는 작은 회사라도 PM(Product Manager)으로 지원하고 싶었지만 사실상 1) US citizenship 없이 지원할 수 있는 롤에 PM이 없는 경우도 많았고 2) 엔지니어링 백그라운드가 없다는 점 때문에 PM 지원을 많이 하기도, 인터뷰를 많이 받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Marketing, Strategy role 등에도 지원했고 일부 관심있는 컨설팅 회사 및 부동산 개발회사도 원서를 넣었다.


여기에서 언급해야 할 것이 Referral 이다. 많은 테크 회사들이 추천 프로그램을 쓰고, 추천을 받아 들어가면 좋다는 얘기가 있다. (서류 통과는 좀 더 쉽다는 등) 개인적으로 해당 회사들에서 일하는 한국 사람들을 통해 추천을 많이 받았다. 물론 스턴 네트워크를 이용할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한국 사람 네트워크가 더 확실한 것 같다 ㅋㅋㅋㅋ 결론적으로 추천 받은 곳은 거의 인터뷰까지는 다 받았는데, 추천 때문이라는 게 확실한 건 아니지만 받아서 나쁠 건 없는 것 같다. 추천 방식은 회사마다 다른데 그래도 학교 지원할 때만큼 엄청난 추천서를 써야 하는 건 아니고 부담은 훨씬 덜하니 걱정하지 말고 추천을 많이 구해보자. 


지원에 필요한 서류는 대체로 레주메가 전부고, 대부분의 테크 회사들은 지원하기가 굉장히 쉽게 되어있다. 


레주메 쓰는 법은 워낙 정보가 많지만 그래도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말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1) STAR format 으로 쓰기. 특히 Action-Result 강조하기 (최대한 내가 만든 결과 수치화해서)

2) 내가 가고 싶은 Role 의 주요 Job Description 참고해서 관련 키워드 많이 넣기

*아예 관련 키워드가 많은지 1차적으로 걸러낸다음 보기도 한다고 들었음

3) 피드백 최대한 많이 받고 고치기


Before & After - 많은 피드백을 거쳐 미세하게 바뀐 레주메


레주메 외에 몇몇 회사들은 커버레터를 요구하기도 한다.


커버레터는 우리나라로 치면 지원동기 비슷한 서류인데 보통은 아래 세 문단으로 구성된다. 

Why this company (지원동기 및 나와의 fit) - Why me (연관 경력 포함) - Conclusion


개인적으로는 Lewis Lin 이 제안하는 커버레터 양식 을 변형해서 썼다. 직접적으로 JD에 뭐가 있는데, 나도 그게 있어. 이렇게 쓰기보다는 그냥 나는 이런 세 가지 스킬이 있어. (사실상 JD에 언급된 스킬) 하고 관련 유관경험을 상세히 적는 식이었다. 

*참고: Lewis Lin 은 테크 리크루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접하게 되는 책들을 쓴 작가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일했었고 현재는 커리어 코치 같은 역할을 하는 듯 하다. PM이나 PMM 인터뷰 관련 다양한 책을 썼지만 개인적으로는 "Decode and Conquer" 만 읽어도 대충 테크 인터뷰에 대한 느낌을 잡게 되는 것 같다.



4단계. 인터뷰 


이렇게 지원서를 열심히 넣다보면 몇 군데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게 된다. 회사에 따라서는 본격적인 인터뷰를 보기 이전에 리크루팅 담당자와 "Screening call" (Phone screen interview 라고 부르기도 함) 이라는 것을 하기도 한다. 15분-20분 정도 짧게 진행되는 간략한 전화인터뷰라고 보면 되겠다. 


스크리닝 콜은 아무래도 실제 일할 팀과 하는 게 아니라 리크루팅 담당자와 하는 것이다보니 일반적인 질문들이 많이 나온다. Tell me about yourself / Why this company / Why this role / Any Questions? +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Behavioral 이라고들 부르는 과거 경험을 묻는 질문들을 하기도 한다. 특히 JD(Job description)에 나왔던 얘기를 질문 형태로만 바꿔서 물어본다고 느낀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JD에 cross-fuctional team 과 일할 일이 많다고 했으면 질문으로는 Tell me about a time when you worked in a cross-fuctional team 이라고 묻는 식이다.


스크리닝 콜을 무사 통과했거나 혹은 스크리닝 콜이 따로 없는 회사라면 각 회사의 Hiring Manager 와 인터뷰를 보게 된다. Hiring Manager 라는 개념이 처음에는 무지 헷갈렸는데, 실제 일하게 되면 내 사수/상사 격이 될 사람을 일반적으로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따라서 이 사람과의 인터뷰는 매우 중요하다. 그 외에도 내가 들어갈 팀의 다양한 직무, 다양한 직급의 사람들과 여러 번의 인터뷰를 보게 된다.


인터뷰 준비에 있어서는 아래와 같은 단계로 대비했다.

1) 회사 및 해당 팀 리서치 

2) 인터뷰 질문 리서치 및 예상

3) 해당 질문들 바탕으로 매일 Mock Interview 하며 연습


1번, 회사 리서치에 있어서는 이전 글에서 더 자세히 언급했지만 각 회사의 연간 리포트와 최근 뉴스를 보는 게 기본이 되며 누구랑 인터뷰 보는지를 알게 되면 그 사람의 블로그나 트위터, 인터뷰 자료 등을 찾아 읽는 것도 팀과 사람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번, 예상 인터뷰 질문 리스트업에 있어서는 아래 방법들을 사용했다. 1) Lewis Lin 책을 통한 일반적인 테크 질문 유형 공부 2) 학교 테크 클럽에서 준 질문집 자료 3) Glassdoor / Teamblind 등에서 검색 4) 개인적으로 인터뷰 본 사람들에게 문의 


그렇다고 해도 인터뷰 질문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작년에 물어본 걸 꼭 그대로 내지도 않고, 사실 주변에 문의해도 받은 질문을 그대로 알려주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터뷰를 하다보니 기본적으로 나오는 비슷한 유형들은 있었다:

(아래 질문들은 내가 실제로 받았던 질문들이 대부분이다)


1. 기본 질문들: 어느 산업을 가나 물어볼 수 있는 것들

- Tell me about yourself / Why MBA / Career goal / What do you do for fun?

- Why this company / Why this role / Have you used our product? / Who are our competitors?

- Any questions for me?


2. 테크니컬한 질문들: Lewis Lin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 Tell me about the product you love / hate -> why / what would you change

- Tell ma about the product that marketed well / poorly -> why / what would you change

- What would you do when sales are declining?


3. Behavioral Questions: 역시 어딜 가나 물어볼 수 있는 것들 

- 성공/실패/실수: Tell me about your biggest achievement / failure / when you made a mistake

- 어려움 극복: Tell me about a time when you had difficulty

- 리더십/팀웍: Tell me about a time when you took an initiative / when you had to movitate others / when you led a team / when you worked in a team / when you had to earn trust / when you had a conflict

- 데이터: Tell me about a time when you worked with data 

- Cross-functional Team: when you worked in a cross-functionally 

- 빠른 배움: when you had to learn something quickly 


*Behavioral 은 질문 형태는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성공, 실패, 실수, 어려움 극복, 갈등 극복, 리더십, 리더 자리가 아닐때의 리더십, 팀웍, 데이터, 다른 팀과의 협업, 빠른 배움 등 카테고리를 정해 10개 정도의 스토리를 준비하면 여러 곳에 써먹을수 있다. Amazon 의 경우에는 좀 다른데 아마존은 Leadership principle 과 Behavioral 인터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각 리더십 원칙마다 약 2개 정도의 스토리를 준비해서 (어떤 건 결국 겹치겠지만) 철저히 준비하는 게 좋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Mock interview 는 학교 친구들과 스터디 식으로 같이 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커리어 코칭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했던 것은 역시 링글(Ringle)이었다.



인터뷰가 잡히고 나면 거의 매일 1~2회 링글로 인터뷰 연습을 했다.

물론 링글의 튜터 중에는 나보다 어린 학생들도 많지만 그래도 인턴십을 여러 번 경험해 본 똑똑한 튜터들도 많기 때문에 미리 예상 질문과 내 레주메를 업로드 해 두면 꽤 유익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학교 친구들이나 커리어 코칭도 다른 차원에서 도움이 되었지만, 사실 영어적으로는 피드백을 받기가 힘들었다. 만나자고 부탁하는 빈도도 한계가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링글을 병행하는 게 큰 도움이 되었다. *MBA 준비할 때는 오고나면 링글 안 써도 될 줄 알았는데 여전히 많이 필요함 ㅋㅋㅋㅋㅋ 영어란 끝없는 싸움이다..... 물론 링글 가격이 쉬운 가격은 아니지만 일단 인턴십 구하는 게 우선이니까 필요한 투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가면서 느끼는 거지만 인터뷰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긍정적인 에너지인것 같다. 인터뷰라는 것 자체가 단순히 말하는 내용만 보겠다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겠다는 거니까. 나는 영어할 때 워낙 긴장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 부분을 보이지 않고 최대한 자신감있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는 연습을 했다. 말도 빨라지는 습관이 있어서 녹음이나 녹화를 해서 고치려고 했다. 그렇다고 완전히 나아진 건 아닌 거 같지만 (갈 길이 멀지만 ㅋㅋ)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짧게 쓰고 싶었는데 결국 스압글이 된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여하간 이렇게 테크 리쿠르팅의 각 단계에 대해서 정리해보았다.

부족한 경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번글은 여기에서 정리해본다.


+보너스 영상: 요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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