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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클레어 May 15. 2020

뉴욕 학기말 근황 + 영어 100시간 프로젝트

오늘의 기말고사를 끝으로 MBA 1학년도 끝났다!

3월에 갑자기 온라인 수업 시작할 때는 학기 끝무렵에 얼굴이라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결국 온라인으로 한 학기가 끝날 줄이야. 졸업식도 못하고 가는 2학년은 얼마나 아쉬울런지... 심지어 다음 학기도 온라인으로 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있다. 학교가 그립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뉴욕 내 확진자 수가 조금씩 줄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3월 중순 격리를 시작하면서 뉴욕 시티 내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 아래로 내려가면 나가자고 했던 것이 2달로 길어질 줄 누가 알았겠나... 내려갈 듯 안 내려가던 확진자 수가 그저께 드디어 940명으로 내려가면서 딱 하루의 달콤한(?) 산책과 장보기를 즐겼다. (하지만 오늘은 일일 확진자가 다시 1200명으로 올라갔다)


생각해보면 뉴욕주도 아니고 뉴욕시에서 하루 1000명의 확진자가 나온다는 것도 여전히 말도 안되게 많이 나오는 건데, 하루 7-8000명씩 나올 때도 있었다보니 상대적으로 적은 것만 같다.. 여튼 하루 나가보니 여전히 마스크 안 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고 해서 당분간은 다시 외출을 안 할 듯 하다.


6월부터는 예정대로 샌프란시스코로 간다.

인턴십은 재택근무로 바뀌었지만 다행히 뉴욕집도 Sublet 이 나가고 회사에서도 정착지원금(Relocation package)을 그대로 준다고 해서 원래 계획대로 가기로 했다. 샌프란에 가면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데, 가서의 생활이 어떨지도 기대가 된다.


인턴십은 공식적으로 6월 8일부터 시작이지만, 관련 서류 작업들도 시작하고 앞으로 같이 일할 팀원과 미리 온라인 커피챗도 했다. 원래 같이 일할 거라고 생각했던 상사는 사실상 멘토격으로만 같이 하는 모양이고 같이 하는 사람도 바뀌고 'Engagement Strategy' 를 맡으라는 얘기만 4-5번은 들은 거 같다. 구체적으로 뭘 하게 될지는 이론으로는 알겠는데 실제로도 내 생각이랑 같을지는 모르겠다. 미팅에서의 예감으로는 왠지 리서치만 하다 끝나는 건가 싶은 불안감도 있지만, 여튼 주어지는 대로 해보는걸로.



Anyway, 미래 팀과의 커피챗 이후 가장 걱정되는 건 역시 영어다.

내가 주로 질문을 하는 자리일거라 편하게 생각하고 미팅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꽤 빡센? 인터뷰처럼 진행이 되는 바람에 진땀이 엄청 났다. 미국에 온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영어는 (특히 말하는 영어는) 왜 이렇게 안 느는 건지... 


최근에 링글과 찍은 수강후기가 주변에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광고가 많이 돌아가서 ㅋㅋㅋㅋ 많은 분들이 이제 영어 트였겠지 오해하실 것 같기도 하지만... 나는 아직도 링글과 함께 영어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중이다. 물론 늘기는 늘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여전히 균형이 안 맞다는 거다. 사실 리스닝과 리딩은 크게 문제가 없고 라이팅도 크게 민폐는 안될만큼 쓰긴 하는 것 같은데 말하는 게 정말 잘 안 는다. 


영어 말하기의 기본은 유창성(Fluency)과 정확성(Accuracy)이고, 그 위에 내용상의 로직이든 더 풍부한 표현이든 쌓아가는 건데, 일단 그 두 개조차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미 전달만 하는 수준이 벽에 부딪힌 거 마냥 쉽게 올라가지를 않는다. 아니 대체 미국에서 학교 다니면서 몇 시간씩 영어로 수업 듣고 숙제하고 발표하고 다 하는데 왜 이렇게 안 늘지? (나이 들어서 그런가) 


절실한 마음에 잠시 멈추고 자가 진단을 해보기로 했다.



나는 영어를 몇 시간이나, 어떻게 공부하고 있을까?


내가 지금까지 2-3년간 꾸준히 해 온 공부법은 딱 두 가지가 있다: 영어 소리내어 읽기 + 링글 (1:1 화상영어)

그 외에도 최대한 모든 콘텐츠를 영어로 소비하고 있다. (영어 기사, 책,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도움이 안 된 건 아니다. 특히 영어 읽기는 발음에도 도움이 되고 어휘력 및 전반적인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영어책을 소리내어 읽는 것 자체가 훨씬 빠르고 정확해졌다. 


링글은 특정 목적이 있을 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인터뷰 준비! 개인적으로 프리토킹은 얘기 주제에 튜터랑 같이 집중하다보면 큰 교정 없이 수업이 끝나버릴 때도 있고 그냥 재밌게 영어로 대화를 했어! 라는 느낌으로 끝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물론 그런 대화들도 도움은 되겠지만 말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공부 방법을 찾아다니고, 시도했다 중단했다. 공부 안 할 애들이 꼭 공부방법 찾으러 다닌다고 하는데 내 얘기 같다 ㅋㅋㅋ 왠만한 영어 유튜버는 다 팔로우하고 미드 쉐도잉, 연설문 암송, 패턴북, 영어 일기쓰기, 영어 브이로그 찍기, 카톡 번역하기 등등.... 이것저것 하다만 방법만 몇 개인가..


여튼 영어읽기는 최대한 매일 30분씩 하려고 하고 있고, 링글은 평균 주 2회 정도 한다고 가정하면 (더 많이 할 때도 적게할 때도 있지만) 30분*5일 + 40분*2일 = 약 3시간 50분. 일주일 간 약 4시간 정도 영어 공부를 하는 셈이다. 



지금이 최선일까?


답은 예상했겠지만 '아니다'. 얼마 전에 보고 제일 찔렸던 유튜브 영상... 주제인 즉슨 중급자가 영어 실력을 늘리고 싶으면 초보 때보다 더 열심히 해야하는데 그렇게 안 하고 불평만 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씀. 

영어 중급자가 상급자로 가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Bridge TV)


역시 내 얘기다. 사실 외국어를 단순 취미로 공부하는 기대오빠도 하루 1시간씩 외국어 공부를 하는데 영어가 인생에서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하루 4시간도 별도로 투자를 안 한다는 게 말이 안되긴 한다. 물론 하루 종일 영어로 수업듣고 넷플릭스 보고 과제하고 하는 게 다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긴 하지만, 의식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이해만 하고 넘어가게 되고 더 게을러지는 것 같다. 의식적인 공부에 절대적인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물론 그 시간을 어디에 투자할지도 전략적으로 잘 정해야 한다.

내가 스스로의 영어에 대해 이토록 답답한 게 대체 뭔가 잘 생각해보니 가장 큰 건 말하기, 그 중에서도 긴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능력이었다. 수업시간에 한 문장씩 얘기하는 거야 괜찮고, 준비해서 말하는 발표들이야 괜찮지만, 좀 더 긴 대화를 하거나 의견 전달을 하려고 하면 항상 말이 잘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 녹음된 파일을 들어봐도 중간에 filler words나 and가 너무 많고, 억양도 자꾸 올려 말하고, 영어 컨디션 기복도 심하고! (분노)



영어 100시간 프로젝트


그래서 내가 이번에는 말하기에 완전히 집중한 공부 모델을 짜보기로 했다.

이름하여 100-hour Project.


인턴십이 시작하는 6월 8일 전까지 아래의 방법들을 이용해 총 100시간의 말하기 공부를 하는 게 목표다. (일 평균 4시간씩 공부하면 달성할 수 있는 분량이다) 쉽게 지루해하는 나 자신을 위해서 하나만 하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돌아가면서 하되, 철저히 '말하기'와 '유창성'에 집중한 코스로 짜봤다.


1. Speaking Study (with Zoe)

- Small talk + 각자 기사 하나씩 요약 및 의견 전달 + 기사에 대한 질문 및 대화

- 주 4일 아침 10:15~11:15 약 1시간씩 통화


2. Shadowing (TED videos on YouTube)

- 음소거 상태로 한글 자막만 켜서 영상 재생한 후, 해당 대사를 내가 직접 먼저 영어로 바꿔서 말해보기

- Open Transcript 를 이용해 우측에는 영어 대사를 열어두고 해당하는 영어 대사 확인 후 몰랐던 표현 확인

- 응용할만한 표현 필기 및 직접 다른 상황에 응용해서 한 문장씩 말하고 써보기

- 해당 영어 표현 같은 억양으로 외워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 쉐도잉 

- 끝나면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고 이 과정을 반복


3. Live Academy (빨간모자샘 on YouTube)

- 채널에 있는 영상들 따라 공부하기 


4. Ringle (1:1 화상회화) 

- 링글 프리토킹 세션으로 나한테 아무 질문이나 해 달라고 하고 2분만 혼자 먼저 말해보기

- 튜터가 교정해주면 틀린 부분 바로 잡아서 같은 부분 fluent 하게 될 때까지 반복 

- 주 5회 각 40분씩 


5. 책 소리내서 읽기 

- 하루 30분 영어 책이나 기사 소리 내어 읽기 

(단, 직접적인 말하기 공부가 아니므로 50% 만 공부 시간으로 반영)


6. 패턴 북 233

- 패턴북 각 챕터의 한글문장들만 보고 영어로 바꿔서 말해보기 

- 틀렸거나 몰랐던 부분 확인 및 필기 & 외울 때까지 연습

- 다음 챕터로 넘어가 반복



물론 영어 공부야 100시간 이후로도 계속해야 하지만, 끝이 정해진 프로젝트성 목표를 훨씬 더 잘 달성하는 나 자신의 특성을 고려해 우선은 인턴십 직전의 절실함을 이용한 100시간 프로젝트를 짜 보았다. 중간에 진행 상황과 각 공부 방법별 후기를 업데이트하면서 스스로를 동기부여 시켜볼 예정이다. 영어에 왕도는 없겠고 단기간 바짝해서 뭔가 엄청 변하지는 않을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 번 해보는 걸로! 


Just don't quit, Cla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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