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rning Challenge - Day 31
원래 도전의 시작과 끝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지만, 이번 챌린지 역시 후기가 늦은 관계로 비포와 애프터(?)를 함께 공유한다.
바로 지난 달인 9월달의 챌린지는 하루 30분씩 새로운 것 공부하기였다.
사실 당시에 백종원의 푸드트럭이라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있을때라 문득 장사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 외에도 지금 쓰는 sketch 를 넘어 프로토타이핑 툴을 좀 더 연구해보고 싶기도 했고, 아예 사적인 관심으로 기타나 노래, 춤 같은 걸 배우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고심 끝에, IT 스타트업을 하면서 항상 걸렸던 부분 '코딩'을 이번 한 달간 공부해보기로 했다.
"스타트업의 대표라면 직접 코딩을 할 줄 알거나 적어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디자이너가 개발도 할 줄 알면 좋다" "이제 코딩은 초등학생도 배워야 하는 새로운 과목이다"... 등등 코딩의 중요성이야 워낙에 알고 있었지만 문과생으로써 어디부터 접근해야 할지 몰라 매번 시작하고 그만두고를 반복하기 일쑤였다. 그동안 내가 시도해봤던 기초 코딩 공부는 다음과 같다.
- 책으로 배웠던 HTML / CSS (Head First HTML and CSS)
- 그 외 초심자를 위한 웹사이트를 통해 HTML 및 php 습득
(codecademy.com / w3schools.com / teamtreehouse.com)
- 패스트캠퍼스에서 배웠던 swift3
사실 책도 괜찮았고, 웹사이트도 괜찮았다. 코드카데미나 트리하우스는 영상 수업을 보고 따라하는 컨셉인데 은근히 짧은 과제들을 클리어하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다. 다만, 난이도가 매우 쉬웠고 자꾸 그대로 따라하게 되다보니 스스로 느는 부분은 부족했다. w3schools 는 글로 되어있다보니 그보다는 좀 더 자습이 필요한 개념이었다. 그래서 중간중간 찾아볼 때는 여기가 더 유용했다. 양쪽 다 장단이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패스트캠퍼스는.. 아시다시피 가격이 몹시 비싸다. 수업 퀄리티는 좋았지만 아예 초심자가 들을 레벨은 단연코 아니었던 것 같다. 대부분 타 언어 개발자들이어서 나처럼 개발을 처음 해보는 일부 사람들은 결국 수업을 중도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swift 문법에서 실제 앱 개발 예시로 넘어갈 때 너무 훅 뛰어가는 느낌이라 도저히 일을 병행하면서 듣는 수업에서 비개발자가 따라가기 힘들었다.
하다 말고 하다 말고 하다 만다는 점에서, 하지만 또 시도한다는 점에서 내게 코딩은 다이어트였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식이조절하고 운동하면 된다는 명확한 윤곽이라도 있는데 코딩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가 늘 막막했다. 수업은 안 어려운데 직접 뭐라도 하라고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느낌? 언어 배운다고 소설 못쓴다더니...
나와 같은 어린양을 위해 은혜롭게 탄생한 수업이 있었으니, 바로 생활코딩의 '웹애플리케이션 만들기' 라는 온라인 강의이다. (이고잉님 감사합니다)
사실 이 강좌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부끄럽게도 수업 주제를 잘못 이해하는 바람에 나와 맞지 않을거라고 생각해 시작하지 못했었다. (웹앱 = 앱같은 웹을 만드는 수업인 줄 알았음) 그러다가 개발자분들의 친절한 추천으로 이번 도전을 위 수업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출처: 생활코딩 스터디 페이스북 그룹)
이 수업으로 챌린지를 시작하기 전,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 "하루 30분이면 시작하자마자 끝나겠네요" 라는 댓글이 달렸는데, 나 또한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그렇지 않아도 패캠에서 swift 수업을 들을 때 복습할 시간이 충분치 않아 수업을 따라가지 못했던 기억이 있어서, 과연 하루 30분으로 윤곽이나마 그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결론은, "웹 애플리케이션 만들기" 수업은 비전공자가 하루 30분씩 30일간 공부해서 완성하기에 최적화되어있는 수업이라는 것이다. 복습 수업까지 끝내자 30일로 기분 좋게 마칠 수 있었다. (단, 영상 재생 속도는 1.5배로 들었음)
챌린지 수행 결과는 아래와 같았다. 실습형 수업이고 해당 수업을 집 컴퓨터로만 듣다보니, 출근 전 미리 듣거나 혹은 퇴근 후 적절한 시간을 남기지 않고 술자리가 있어버리거나 하는 날에는 이틀 정도 실패하는 경우가 생겼다. (물론 의지의 문제 ㅠㅠ) 그럼에도 대체로 빼먹지 않고 하나의 강의를 완강할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
수업은 '생활코딩' 사이트를 모티브로 간단한 웹 사이트를 함께 만들어보는 형태로 진행된다. 간단한 컴퓨터의 역사에서부터 인터넷의 역사,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구조 등 매우 기초적인 큰 그림부터 쉬운 말로 설명해 이해가 쉬웠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에 필요할 정도만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서 수업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게끔 하는 수업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비전공자의 코딩 입문 or 이해용 강의로 강력 추천한다.
코딩에 관해서는 이후 시간이 좀 더 나면 하버드의 CS50 수업을 한 번 들어보고 싶다. 비전공자였던 유투브의 CEO Susan Wojcicki 가 듣고 추천한 입문강의라고 해서 더 관심이 간다. 모두 영어인데다 한 학기 분량의 강의이고 숙제도 있으니 아무래도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재밌는 도전이 될 것 같다!
- 공식 홈페이지: https://cs50.harvard.edu/
- 영어자막 버전: https://www.edx.org/course/introduction-computer-science-harvardx-cs50x
한 달간 꾸준히 뭔가를 공부해 본 경험은 확실히 뿌듯했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다음에 한다면 좀 더 일과 관련 없는, 아예 개인적인 뭔가를 배워보고 싶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곧 시작될 2018년의 챌린지에 다시 한 번 Learning 이 들어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럼 드디어, 밀린 후기를 끝내고 이번 달의 명상 챌린지 이야기로 다음 바톤을 넘긴다 :)
*이 포스트는 열두달 Life Detox Challenge 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