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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클레어 May 24. 2018

실전영어 365일 챌린지 - 시작

[Day -7] 영어, 그 오랜 숙제를 다시 펼치다

꽤 오랜 공백기간을 뒤로 하고, 오랜만에 영어 공부라는 새로운 챌린지를 계획하며 블로그를 들르게 되었다.

*2018년과 함께 시작했던 365일 Life Detox Challenge 또한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곧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발단 - 오랜 숙제를 다시 펼치다


지난 3월 말, 약 5년간을 함께 했던 스타트업 창업의 길을 접었다. 사업을 정리하며 여유 시간이 많이 생겼고, 당장의 재창업이나 취업보다는 우선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갖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 중 꼭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영어공부'.

약 10년 전부터 늘 새해 결심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던 오랜 과제였다.


사실 나는 대한민국에서 쭉 살고 공부한 것에 비하면 영어는 중급자 수준에 속한다.

외고를 졸업했고 토익도 920점, 토플도 106점으로, 시험 성적이 말하는 나는 '영어를 꽤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언어의 목적이 무엇이던가. 커뮤니케이션이건만, 나에게는 말하기가 항상 문제였다.

마지막 사업을 통해 미국에서 투자를 받고 미국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꽤 높은 언어의 벽을 경험했고, 이 벽만 넘는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더 많을까- 하는 상상을 펼치게 되었다.


영어는 언제나, 한 번은 넘어야 할 벽이었다.


그렇다고 영어 공부를 안했느냐? 아니다.

영어 책도 읽어보고, 영어 Youtube도 보고, 영어 팟캐스트도 듣고, TED 듣고 따라 적기도 해보고, TED 스크립트 외우기도 해보고, 3개월 어학연수도 가보고, 비싸다는 1:1 회화 학원도 다녀보고, 전화영어도 해보고, 온라인 화상영어도 해보고, 외국인 친구에게 개인 과외도 받아보고, 미드 보는 것도 해보고... 오히려 안 해본게 없다. 


그런데 내가 체감하는 나의 영어 실력은 도무지 어느 단계에서부터 늘지를 않았다.



분석 - 무엇이 문제였을까?


아무리 배움의 커브는 거꾸로 된 J 커브라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 했다.

Learning Curve - 뒤로 갈 수록 실력이 느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누구는 10년이면 전문가가 된다는데, 내가 그 정도 순시간투자는 안 했더라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약 20년을 했으면 그래도 영어가 좀 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마음에 내가 부딪힌 언어의 벽이 더 원망스러웠다.


그렇다면 뭐가 잘못된걸까?

지난 10년간의 영어 공부 역사를 되돌아보며, 나는 내 공부 방식에 대한 몇 가지 문제를 깨닫게 되었다.



1.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나는 막연히 '영어를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계량화된 목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결국 시험 공부를 하거나, 회화 학원이나 전화영어에서 단계가 올라가기만을 기다리거나 하면서 방향성이 없는 영어 공부를 했다.


결과적으로 시험 성적은 나왔지만 내 체감 영어 실력은 향상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 연차처럼 회화 수업 레벨도 올라갔지만, 여전히 내 실전 영어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정말 솔직히 나를 돌아보기로 했다.

영어를 잘 해서 가장 좋았던 적, 영어를 못 해서 가장 싫었던 적은 언제였을까?


내 경우엔 외국인 친구 등이 있는 술자리에서 한국어로 하는 것만큼 내가 편하게 자리에 참여하고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을 때 행복했고, 반대로 내가 원하는 바를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고 어느 순간 듣기만 하는 나를 발견할 때 자존심이 상했다. 내가 아무리 시험 성적을 잘 받고 학원에서의 회화 레벨이 높이 올라가도, 이런 기분은 달라지지 않았다. 잠깐, 그렇다면 내가 원했던 것은 이야기하는 것이었구나.


결국 영어도 운동과 같다. 분명한 의도가 없으면 현상 유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살을 빼고 싶으면 그 의도에 맞게 유산소 운동 위주로 30분 이상 충분한 시간동안 운동해야 한다.

몸을 키우거나 탄탄하게 만들고 싶으면 단백질을 먹어가며 필요한 무게로 근육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바라는 것이 정말 '영어로 사석에서 잘 말할 수 있는 나'라면, 거기에 맞춰서 계획을 짜고 훈련해야 한다.



2. 출력이 없는 영어


우리나라 영어 공부의 특징은 입력만 있지 출력이 없다는 것이다.

듣기로는 거의 다 이해가 되고, 그렇기에 나도 저 정도로 얘기하길 기대하는데 실제로는 그 정도로 나오지 않으니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과 현실의 괴리가 학습자를 더 힘들게 한다.


그러나 읽을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면 말할 수 있고 글로 쓸 수도 있다는 것은 오산이다.

그림도 이론만 배워서는 그릴 수 없고, 운동도 책으로만 봐서는 익힐 수 없듯 언어도 마찬가지다.

뇌와 얼굴, 온 몸의 근육이 내가 아는 영어에 익숙해지도록 실제로 훈련하는 시간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특히 오랜 기간 입력만 있는 영어를 해왔다면, 출력의 비율을 더 높게 가져가는 구성이 필요할 것이다.



3. 절대적 공부의 부족 (시간/강도)


이것은 영어 공부를 위한 의도와도 연관되는 얘기이다.

의도에 알맞는 공부법을 택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의도에 맞는 정도로 노력을 들여야 한다.


만약 살을 빼고 싶어 유산소 운동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하루에 10분씩만 운동한다면 내가 원하는 만큼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까? 근육 운동도 마찬가지다. 만약 너무 쉬운 강도의 운동만을 한다면, 아무리 꾸준히 한다고 해도 원하는 만큼 몸을 키우기는 힘들 것이다.


실력이 향상될 수 있는 약간 도전적인 강도의, 충분한 시간의 공부와 훈련이 필요하다.

내가 바라는 것이 현상 유지 이상의 발전이라면 말이다.



도전! 실전 영어 365일 챌린지


그리하여 나는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1년간의 실전 영어 챌린지를 계획하게 되었다.


*대상자: 기본 지식은 있지만 말이 안 나오는 영어 중급자

특히 나처럼 하고 싶은 말을 못할 때 자존심이 미친듯이 상하는 사람...


*핵심 태도: 운동하듯이 영어를 하자

내가 단지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를 원하는지, 내가 원하는 몸으로 키워나가기를 원하는지를 생각해보자.

의도에 맞는 전략을 짜고, 필요한 강도, 필요한 시간만큼 충분히 공부(훈련)하자.


*방법: 기초공사 1시간 + 출력늘리기(5분~1시간) + 동기부여를 위한 실전

[기초 공사]

하루 25분 영어책 소리내어 읽기
+ 하루 35분 미드 Shadowing 및 암송


[출력 늘리기]

하루 5분~15분 특정 토픽으로 혼자 계속 얘기하고 녹음하기
or 하루 15분 Cambly or 1시간 Language Exchange


[실전]

외국인과 만남 (Meetup/Toastmasters/Talkshop/Vineworks 등)



나는 다이어트를 할 때도 1시간 이상씩은 운동을 해야 효과를 보는 편이어서, 영어도 적어도 1시간 이상씩은 하자는 생각으로 위와 같은 챌린지 시간을 정하게 되었다. 각자의 목표와 상황에 따라 총 시간 및 항목 별 시간은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꾸준한 실천을 위해 쉐도잉은 스터디할 친구를 찾아서 함께 진도를 체크해가며 진행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한 달에 한 번씩 진행 내용을 블로그를 통해 포스팅으로 공유할 것이다.


또한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첫 한 달 동안 어느 정도 영어의 기초 체력을 기른 후, 해외여행이나 외국인과 함께 하는 각종 이벤트 참여 등을 통해 실전에서 외국인과 소통할 기회를 많이 가질 것이다.



챌린지를 계획하게 된 계기와 배경을 설명하다보니 이야기가 꽤 길어져서,

구체적인 챌린지의 내용 및 방법에 대한 소개/추천은 2편에서 계속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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