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보세요 두번 보세요
어느새인가 컨텐츠 소비 전체 비중 중 유튜브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죄책감없이, 하지만 가끔 뼈때리게 볼 수 있는 채널이 바로 존잡생각이다.
존은 극 초기부터 미국으로 나가 글로벌 마켓을 딜리버한 몇 안되는 한국 스타트업 센드버드의 대표 김동신님이시다. (최근 Series C를 클로징하면서 유니콘으로 등극!) 2월달 클럽하우스에서도 몇몇 혜자로운 방들을 주도해서 오픈한걸 본적이 있었는데 유튜브도 같은 맥락으로 몹시 자애롭게 운영하신다. AMA(Ask me Anything)같은 즉흥적인 컨텐츠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상에는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도식이나 이미지를 Key Message와 함께 슬라이드로 만들어오신다(열정맨 + 전형적인 TJ). 주제들도 초기, 중기 단계의 스타트업 대표뿐 만 아니라 팀원 모두에게 다 의미있을 만한 단위의 주제들을 잘 선정하셔서 컨텐츠가 너무 뜬구름같지도 않고 너무 디테일하지도 않다. 한마디로 귀에 쏙쏙 꽂힌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누구에게나 피가 되고 살이 된다-!
5,000명 구독자를 맞이하여 존이 처음으로 실시한 AMA 영상을 듣다가 차에서 울컥하고, 그대로 울어버렸다. 지난 2-3년간 나를 괴롭히던 묵은 생각이 조금은 해소되고 깨지는 순간이었다.
Q. 창업을 하기 직전으로 돌아간다면 이 모든 걸 경험한 미래의 나로써 창업할때의 나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A.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사업을 시작할 때에는 마치 게임 맵을 하나씩 열어나가는 느낌인데, 가까이 다가가기 전까지는 지도 전체가 어둡고 보이지 않는다. 내가 어디를 향해가고 있는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생각보다 꾸준하게 지속하고 역량을 쌓아간다면 이루어질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나를 좀 더 믿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두번째로는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그런 마음을 먹었다면 여러가지 이유로 그 실행을 지연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이야기주고 싶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까봐, 혹은 리소스가 부족할까봐 등 다양한 이유로 바로 결정하거나 실행하지 않았던 것들은 몇개월씩 성장을 지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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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년간 성장 속도에 대해, 답답하고 의구심을 계속 갖고 있었다. 일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어가자 내 주변에는 과장, 차장만 생기는게 아니라 이미 성공한 대표들, 외국계 회사의 지사장도 나오고 대기업의 젊은 임원도 나오게 되었다. 나는 정말 많은 다채로운 경험들을 하고 계속 배우고 있었지만 팀 사이즈는 여전히 작고 원하는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 못했다. 20대에도 아마 Peer Pressure를 거의 받은 적이 없었던 나였기에 30대 중반 이후 갑자기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무척 낯설고 당황스러웠다. 생각은 그다지 체계적이지 못했고 핵심 생각과 동떨어진 주변부로 지저분하게 더 튀어나가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감이 떨어져있었던 것 같다.
게임을 많이 한 존의 저 맵(Map) 비유는 다시금 perseverance에 대한 가치를 일깨워주었다. 생각보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걸어가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그만두게 된다. 나는 사실 개인적인 캐릭터로는 완전 그런 사람이다. 눈에 당장 보이는 것만 믿는다.
L 이 말한대로 매몰 비용은 좋은 동기가 될 수 없다. 지금은 신규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너무 기대가 되고 신나고 확장가능성들이 무궁무진하게 보인다. 그래서 더 불안감도 사라지고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만큼 하지 못한다면? 그때 내 사고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제약은 내가 만들고 있는 것임을, 성장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환경때문이 아니라 내 사고의 한계 때문임을 - 스스로 다시 깨우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