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흔들리지 않게 해주던 사람에 대하여.
가로등이 사라진 길을 걸으며 깨달았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알지 못하는 사이 더 밝은 쪽을 향해 걷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길을 함께 비춰준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다음 주면 더 추워진다기에, 귀찮은 마음을 억지로 털어내고 산책을 나섰다.
미세먼지가 좋지 않았지만, 떨어져 가는 단풍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었다.
바람이 부는 방향마다 낙엽이 흩날렸고, 발끝에 작은 소리가 나며 쌓여갔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하염없이 걸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가로등이 사라지는 구간으로 들어섰다.
주변이 갑자기 까맣게 가라앉았다.
낯선 어둠은 어른에게도 마음을 작게 만든다.
나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졌다.
그런데 몸은 계속 빛이 있는 방향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생각보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빛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삶에서도 우리는 이렇게, 알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더 밝은 쪽으로 방향을 틀며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길 위에서 빛을 찾는 것처럼, 마음에도 그런 빛을 찾아가는 순간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내 삶에도 그런 빛 같은 사람이 있었다.
긴 시간 동안 같은 속도로 곁을 걸어준 사람.
힘든 날에는 조용히 팔을 잡아 일으켜주던 사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말 대신 온기로 머물러주던 사람.
그 사람은 때로는 안내자였고,
때로는 동반자였고,
때로는 나보다 더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주 어두운 시간을 지나면서도
끝내 무너지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때는 잘 몰랐다.
그 사람이 내게 빛이 되어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 사람 덕분에
내가 조금은 괜찮은 어른이 되었고,
조금은 더 단단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며,
예전보다 덜 흔들리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받았던 따뜻함을 그대로 건네줄 수 있을까.
어둠 속을 걷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게라도 빛이 되어줄 수 있을까.
물론 쉽지는 않다.
그래도 누군가의 삶이 잠시 멈추지 않도록,
흔들리는 순간에 작은 불빛 하나쯤 비춰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말보다 조용한 온기로 곁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그 누군가가
더는 빛을 놓치고 살아가지 않기를 바라며.
서율 드림.
#틈틈이서율
#감성글 #브런치에세이 #따뜻한글 #빛에관하여 #관계에세이
#위로가되는글 #서율 #감성작가 #일상기록 #공감에세이 #공감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