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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 Mar 20. 2019

누군가를 추억하며 떠올리는 '태도의 말들'에 대하여

책 『태도의 말들』 서평




책의 부제가 분명하다. '사소한 것이 언제나 더 중요하다.' 우리가 누군가를 추억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있다면 무엇일까? 각자 다르겠지만, 상대방과 나누었던 대화, 그들의 눈빛과 말투가 의외로 오래 기억에 남는다.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 '태도' 말이다. 저자 엄지혜는 예스 24에서 문화웹진 '채널예스'와 팟캐스트 '책읽아웃'을 만들고 있다. 책에서 필자는 인터뷰 대상에게서 얻은 인상적인 경험과 책을 읽다 마음에 남은 문장들을 소개한다. 소개 글에 자신의 짧은 단상을 엮어 책으로 풀어냈다. 단편적인 글의 장점이자 단점이 드러나는 책이기도 하다. 일례로 흥미로운 인용을 덧붙인 도입부에 비해 글의 마무리를 쉽게 매듭지은 느낌이 아쉽다. 다소 교훈적인 결말과 주관적인 감상으로 끝맺는 부분들이 종종 보인다. ‘이래서 에세이 잘 안 읽는데’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일상과 글귀가 통하는 접점을 발견하고, 이를 저자의 고유한 경험과 관점으로 표현한 글들은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 이래서 에세이를 보게 되지' 다시금 확인한다.    


누군가를 추억하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중요한 것은 진심보다 태도” (107p.)


‘진심이 중요하지만 우리 관계에서 더 필요한 건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 오랫동안 친밀했던 사람들과 떨어져 지내다 보면, 그 사람의 진심보다 나를 대했던 태도가 기억에 남는다. 태도는 진심을 읽어 내는 가장 중요한 거울이다.’ (소설가 한창훈)


저자는 말한다. ‘어쩌면 나는 이 문장 때문에 ‘태도’에 관한 글을 모으게 되었는지도 모른다’고. 서문에서 저자는 요약한다. ‘존중받고 싶고, 존중하고 싶은’ 태도에 대해. 누군가를 추억하게 될 때 떠오르는 ‘태도의 말들’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그 진심을 넘어선 몸과 마음의 '태도'들이 에세이 전반에 잘 녹아있다.


진심보다 중요한 건 태도라는 필자의 말, ‘존중받고 싶고, 존중하고 싶은’ 태도에 대하여.






아래는 내가 읽으면서 인상 깊게 받아들였던 구절이다.

 


113p.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고군분투와 삽질에 대해 최대한 적극적으로 말하는 편인데, 이것이 타인에게 적잖은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 요조)

나는 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나에게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그러고 싶지 않다. 나는 종종 쓴소리를 하고 자주 자아비판을 늘어놓는다. 훌륭하지 않은데 훌륭한 척하고 싶지 않다. 낮은 평가보다 괴로운 건 과대평가를 받는 일. 때때로 나는 일부러 징징대고, 제 살 깎아먹기라도 내가 ‘골라낸’ 모습만 보여 주고 싶지 않다. 이건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고, 나를 통해 위로받을 누군가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태도의 말들, 엄지혜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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