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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 Apr 10. 2020

당신을 위해서라는 거짓말

불안심리를 이용한 기만의 클리셰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약이다.
이게 다 너를 위한 거다.

           

우리는, 나는, 당신은 늘 어리석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런 거짓말에 쉽게 속아 넘어간다. 교묘한 웃음과 화려한 언변 뒤에 감춰진 검은 속내를 알 길이 없다. 당신을 위해서라는 거짓말.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자들이 가장 먼저 건드리는 부분이 불안함을 이용한 거짓말이다. 불안함을 이용해 구매력을 자극하고,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부추긴다.      


코로나를 이용해 일반 한지를 필터로 가장해 효과가 있다고 속여 팔거나, 가짜 정보와 뉴스를 퍼 나르는 온라인 플랫폼 양상이 그렇다.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필터를 교체할 수 있다는 소식은 반짝 희망적이었다. 온라인 주문이 늘었고, 며칠 뒤 바로 뉴스에는 그 필터가 아무 효능도 없는 ‘일반 한지’ 일뿐이라고 보도됐다. 이후에도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낫다며 궤변을 덧붙이는 사기꾼들의 무논리는 계속해 횡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충제가 코로나 19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뉴스에 보도되자마자, 임상 실험조차 거치지 않았음에도 긴급한 환자에게 투여해보자느니, 일단 뭐라도 해보는 게 낫지 않겠냐는 댓글도 이어졌다. 구충제는 전국 품절 사태가 일었다. 동물약국에서 파는 반려동물용 구충제도 동이 나기 시작했다. 구충제는 일전에도 비염 치료, 항암 치료가 있다는 잘못된 허위 정보로 인해 품귀현상이 있기도 했다. 그 주체는 일반인뿐 아니라 실제 의·약사가 유튜브로 검증되지 않은 말들을 퍼 날랐고, 일부가 수십만 원어치씩 구충제를 구매하기도 해 이미 품귀현상이 있기도 했다.     


코로나 19로 여러 불안이 겹치고, 증폭되기 쉬운 시기다. 건강상의 우려뿐 아니라 무급휴가와 공채와 각종 시험 일정이 연거푸 미뤄지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시류에 편승해 무언가 부당한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도 생겨나면서 조금 더 신뢰성 있는 정보를 판별하기 위해 개개인도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공정위나 국가 차원에서 이런 범법자들을 찾아내 엄벌하는 게 우선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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