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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 Oct 22. 2023

내가 차마 버리지 못한 건 물건인가 미련인가

아님 둘다 일지도


아무리 봐도 다신 읽지 않을 수험서, 

몸에 맞지도 내 취향의 색도 아니라 손도 대지 않을 옷. 

크지도 않은 내 방 한쪽 공간에 꾸역꾸역 쌓아놓는 이유는 대체 뭘까.


 

내가 차마 버리지 못한 건 물건인가 미련인가.

미련이 남은 물건 위로 쌓인 먼지를 털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먼지가 쌓여가는 동안 방치해놓은 물건, 방관한 미련이라면

이제는 버려도 되지 않겠느냐며.

언젠가는 버려야지 했지만, 그 언젠가는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순간이

그냥 불쑥 찾아오기도 하는 거 같다.


다가온 분리수거날 아침,

밖에 나가는 길에 몽땅 버리지 않고

매주 한두개씩 정리해야지 마음을 먹게 됐다.


그냥 버릴 수 있게 됐다. 


물건도 미련도

자연스럽게 떨어져나가는 시기가 있는 거 아닐까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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