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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오투오 Dec 31. 2015

가족

언니 편

나에게는 언니가 한 명 있다.

다섯 살 터울로 제법 나이 차이가 나는 언니이다.


언니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좀 신기하다.

아주 애기였을 때는 생각이 잘 나지 않으니 제외하고,

초등학교 이후로 기억을 떠올려 보면 사실 그렇게 좋지는 않았었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언니가 사춘기였고,

그다음에는 내가 사춘기였고, 언니는 수험생이었고.

그다음에는 내가 수험생이 되고 언니는 해외로 유학을 가버렸다.


그러다 보니 사실 언니가 처음 해외로 혼자 떠나게 되었을 때에는 별 생각 없었다.

딱히 언니가 떠나서 외롭다는 생각도 못했고,

그저 내 방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이 제일 크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생각을 해보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 중 하나가 언니이기도 하다.

5살이나 차이가 나다 보니 어렸을 적 게임을 했을 때는 대부분 내가 졌었는데,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언니가 첫 유학을 가고, 1년 만에 다람쥐 같던 생김새가 엽기 토끼로 변할 만큼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유학을 절대 가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좋지 못한 영향만 받았던 것 같은데,

나이 터울이 좀 나는 언니를 가진 장점도 생각보다는 많다.  


일단 아무래도 내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들을 언니는 이미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에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과 관련해서 많은 조언을 얻을 수가 있다.


이력서나 자소서 혹은 진로 방향과 같은 취업과 관련된 조언을 받기도 하지만

특히 어른이 보는 입장에서의 조언을 줄  수밖에 없는 부모님과는 달리

같은 부모 아래서 비슷한 환경을 경험하며 자랐기 때문에 겪게 되는 스트레스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때로는 큰 위안이 되기도 한다.


이번에 언니가 잠시 한국에 나와있는 동안은 특히 (나도 백수라 시간이 많아서) 자주 놀았는데,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언니가 떠나면 그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질 것 같다.


오늘의 결론:

부모님은 물론  형제자매에게도 잘하자!

어쩌면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내가 이렇게 클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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