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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오투오 Jun 26. 2019

수직적 문화와 수평적 문화

완벽한 수평을 이룰 수 있을까?

지난 일요일, “SBS 스페셜” 557회, “오피스 다큐멘터리, ‘마흔, 팀장님은 왜 그러실까’,”를 우연히 봤었다.


전체 내용을 다 보지는 못하고 끝 부분만 보기는 했지만 ‘과연 조직문화가 완벽한 수평을 이룰 수 있을까?’를 중점으로 얘기하고 있었다.


특이했던 점은 이를 젊은 세대들의 관점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주요 팀장급들, 즉 40대의 시선으로 변화하는 조직 문화에 어떻게 적응해 나가고 있으며 그 안에서 20,30대 젊은 세대와의 갈등, 그리고 또 젊은 세대들의 의견 등을 담아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40대와 20대의 갈등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자라온 세월부터가 너무 다르다.


개별 차이야 물론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40대 분들의 젊은 시절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는 적어도 지금만큼 취직난이 심했던 때는 아니었다.


덕분에 입사하면 사용하지도 않는 온갖 자격증과 영어점수 등을 따기 위해서 대학교라는 인생의 절정기를 무의미하게 흘려보낸다는 후회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입사를 한 이후에는 오히려 지금보다 훨씬 강한 수직적 문화와 군대식 문화, 상명하복의 상황이 당연했던 때였다.


굳이 이때의 장점을 꼽아보자면 그런 군대식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처음 입사한 회사가 “평생 회사”라는 느낌이 강했고, 회사와 본인을 동일선상에 두고 회사가 흥할수록 본인도 흥한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정도인 것 같다.


하지만 요즘 20대는 그렇지 않다.


모순적이지만 한 회사에 들어가기가 힘든 것에 비해 이직도 빠르다.


회사에서 겪는 불합리한 점들에 대해 묵묵히 침묵하고 있지만은 아니며, 그것을 외부에 터뜨릴 수 있는 창구도 다양하게 갖고 있다.


또한 회사는 회사, 본인은 본인이라는 생각이 강하며 회사에서의 삶보다는 개인의 삶을 더 중시한다.


적어도 현재 20대인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두 세대 중 어떤 점이 더 맞고 틀리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이렇듯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가치관과 성장한 배경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한눈에 서로 보자마자 ‘우리는 진정한 팀! 소울 메이트!’라고 인정하는 케이스는 없을 것이고 이러한 격차가 의사소통의 문제와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팀장급은 20대들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기 쉽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게으르고 어른을 대할 줄 모른다고 여긴다.


반대로 20대들은 팀장급이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들에게 너무 과한 업무를 준다고 생각하고, 내 삶을 갉아먹는다고 생각하며 더 나아가서는 회사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이러한 갈등은 단시간 내에 해결되긴 어려울 것이다. 한 개인의 힘으로 바꾸기도 힘들다.


다만 중요한 것은 서로 꾸준히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업무적으로 더 몰입할 것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과해서는 안 되며, 무엇보다도 회사는 ‘업무’를 하기 위한 곳임을 확실히 해야 한다. 업무 시간 외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서 승진 등에 제재가 가해져서는 안되며, 특정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역량이 부족한다고 여겨지면 무조건 채워오라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해당 직원이 그 역량을 익힐 수 있을만한 기회와 교육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아래 직원들도 적어도 회사에 있을 때는 개인보다는 회사를 생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출근하기 전부터 퇴근만을 바라보는 1인으로써 워라밸보다 회사의 이익이 중요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최소한 회사의 발전 방향에 맞춰 개인의 역량 발전 및 강화 방향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누구 하나가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결론적으로 완벽한 수평의 문화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도 작게나마 갑을 관계가 형성되기 마련인데, 결정을 내리는 자와 수행하는 자가 수평적으로 존재하기는 유토피아가 와도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모두가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해가며 노력한다면 tv 프로그램에서 인터뷰이였던 한 팀장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적어도 “45도의 대각선”을 이룰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렇게 써놓고 20년 후에는 내가 그때의 20대들이 너무 방만하고, 일도 안 하고, 자기만 안다며 욕할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은 그저 회사에서 워라밸을 조금이라도 더 존중해주기를 희망하며 밝은 미래를 그려본다.


끝.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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