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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오투오 Oct 23. 2015

감기에 걸렸다

"아프지마"

감기에 걸렸다.


일 년에 한 번씩은 세게 걸리는 편인데, 지금이 그 때인지 좀처럼 떨어지지를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감기 증상의 일정한 패턴이 있다.


처음에는 목이 아프고, 그것이 콧물로 옮겨가면서 기침을 동반하다가 낫는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부모님께 듣자하니 어렸을 적에도 그랬단다.


튼튼한 건강 체질인 지금과는 달리 어렸을 적에는 자주 열도 나고 병원 단골 손님이었다고 한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목구멍이 큰 편"이라는 다소 우스운 이유로 세균이 목에 침투를 잘 한다고 했단다.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꼭 무조건 목부터 아픈걸 봐서는 목이 약한 것 같기는 하다.


목감기에 걸리면 아무래도 말하기가 힘들어지고, 가래가 생기면서 목소리가 변한다.

초기 때에는 그렇게 심각하게 변하는 건 아닌데, 엄마는 늘 그 때에도 귀신같이 감기의 도착을 알아차리신다.


"목이 어려서부터 약해서 그래. 병원에 가도록 해."

어렸을 때나 성인이 된 지금이나 변함없이 늘 내 건강을 걱정하는 부모님.


"아프지마"

그 한마디에 알바를 하다가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뭉클했다.


글로도 진심이 전해진다는 걸 진정 느낄 수 있었던 한 마디였다.


사람이 사람을 위한다는 것.

진심으로 그 사람을 사랑하고 걱정한다는 것.


그것을 부모님을 통해 배울 수 있어서 행복하고,

엄마 아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내가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위로와 걱정이 담긴 한 마디가 필요한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주눅들고, 점점 작아지는 내 자신이 느껴지는 나날이지만

이런 느낌이 들 때마다 내 마음이 좀 더 단단해지는 느낌이 든다.


다가오는 부모님 결혼 기념일은 정말 좀 더 특별히 준비해야겠다.

"사랑해요,"라는 말과 함께.


"엄마, 아빠. 사랑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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