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백 년을 사는 바다거북처럼 살자

2. 바다거북처럼 살자

by 구월칠일
몇 백 년을 사는 바다거북처럼 살자. 그럼 알 수도 있어. 라이프 이즈 고 온


평균 150년, 400년을 넘게 살았다는 기록도 전해지는 바다거북. 평생 동안 바다에 살며 오직 알을 낳을 때만 육지로 올라온다. 왠지 별주부전의 주인공 같아 어리석어 보이지만 실제 주인공은 자라이다. 바다거북은 오랫동안 살면서 바다 세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지 않을까. ‘옆집 흰동가리가 어제 성전환을 했대. 심해에 사는 초롱아귀 보러 가지 않을래?’와 같은 이야기 말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라이프 이즈 고 온. 누가 말했는지 감탄이 절로 난다. 나는 언어 영역에 나오는 기승전결을 맹신했다.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 법이며, 과정을 보면 어떻게 끝날지를 대충 예상할 수 있다고 자만하기도 했다.

언니 그리고 친구와 함께 떠난 내몽고 여행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우리는 정해진 일정을 마무리하고 후허하오터 거리에서 양갈비를 먹으려고 했다. 정말 바라는 건 없었다. 온몸이 얼어 버릴 것 같이 시원한 맥주 한 잔에 양갈비 한 점이 간절했을 뿐이다. 양갈비 먹기는 식당 도착, 주문, 대기, 식사, 알딸딸까지가 내가 예상한 기승전결이었다. 도착해서 주문까지는 어찌나 순조롭던지 해외여행 참 쉽다는 자(自)뽕이 차올랐다. 이쯤에서 내가 설명충이라는 것을 밝힌다. 자(自)뽕이란, 국(國)뽕처럼 스스로에 대한 뽕이 차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르는 독자들이 많을 거란 걸 안다. 내가 방금 지어 낸 말이니까.

문제는 대기부터였다. 30분이 지나도, 50분이 지나도 양갈비는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기승전’에서 영겁의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이대로 결말은 절대 찾아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배가 무척 고팠고, 배 고프면 화가 나는 내 성질머리가 두려웠다. 주인아저씨는 왼손에 포크를 들고 엎드린 내가 불쌍했던 건지 미지근한 맥주 한 병을 서비스로 줬다.

“미지근한 맥주, 미지근한, 미지근….”

유언처럼 미지근한 맥주에 대한 말을 남기자 1시간 30분 만에 양갈비가 나왔다. 드디어 양갈비 먹기의 결론을 마주한 것이다! 우리 셋은 포크와 손, 두 가지의 도구를 사용하여 스마트한 인류의 식사를 즐겼다. 볼록 나온 배가 그것을 증명했다. 꽤나 멋진 결론인 셈이었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서 배를 통통 두드리며 기분 좋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2시간 뒤, 나는 먹은 양갈비를 모조리 토해 냈다.

3년이 지난 지금, 셋이 모여 그때의 일을 회상하면 양갈비 먹기의 결론은 늘 내가 양갈비를 토한 것으로 마무리된다. 결론인 줄 알았을 때에도 삶은 계속되고 있었다. 몇 백 년을 사는 바다거북 정도는 되어야 매일매일 되새길 수 있을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라이프 이즈 고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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