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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 Apr 30. 2020

비난하지 않기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황금연휴의 시작


코로나바이러스만 아니었다면 오늘부터 말 그대로 황금연휴였을 것이다. 분명 어디든 떠났을 것이다. 지금 이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공항이, 제주 가는 비행기가 만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은 조심스러운 시기인데...... 이런 생각을 하다가 방향을 전환했다.


비난하지 않기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조금만 생각을 바꿨더라면 나도 그들처럼 떠났을지도 모른다. 무모하게 조금은 오기를 부렸을 터였다. 그래서 이 상황을 비난하지 않기로 했다. 오로지 ‘선택’의 문제 일터.


그에 따른 책임까지 온전히 감당할 ‘선택’


난 ‘아직’이라는 선택을 했다. 겨울의 시련을 뚫고 올라온 강인한 향을 담은 쑥차 한 잔 들고 베란다에서 투닥이며 상추를 심는 부녀의 모습을 지켜보는 선택을 했다. 참 재미지다.

겨울과 봄을 나란히 담은 쑥 차 한 잔. 언젠간 제대로 만들어 우려보자.


“아빠! 그거 아니잖아.”

“너 이거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해?”

투닥임 속이 아니라면 그 자체로 재미나다. 난 그 안에 들어가지 않는, 지켜보는 ‘선택’을 했다.


베란다에 상추를 심는 부녀를 보는 선택은 탁월했다.


선택



1. 여럿 가운데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음.
2. 적자생존의 원리에 의하여, 생물 가운데 환경이나 조건 따위에 맞는 것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것은 죽어 없어지는 현상. 자연 선택과 인위 선택으로 나뉜다.
3.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수단을 의식하고. 그 가운데서 어느 것을 골라내는 작용.

- 네이버 국어사전 -


늘 선택 앞에서 주저하고 망설이는 나는 전형적인 우유부단형 인간이다. 괜히 했어, 차라리 가만히 있을 것을... 후회도 자주 한다. 그렇지만 선택을 하지 않을 방법은 없다. 삶은 끊임없는 선택의 여정이다. 이 것을 먹을까, 저것을 할까 말까, 요걸 살까 저걸 살까,....... 언제나 현명하고 똘똘한 선택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엉뚱한 선택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후회는 덤이다.


“구멍이 생기고, 헐렁하기도 하고, 너무 빡빡한 거 같아도, 길게 뜨면 다 예뻐요.”라는 뜨개질 선생님의 말이 “힘들고 어려워도 지나면 다 예쁜 시간이에요.”라는 말로 들렸다.

- 김민주 [로마에 살면 어떨 것 같아] 중 -


마음에 안 드는 선택을 해서 엉망이 된 것 같아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되돌아보면 추억이 되기도 하고 웃음이 나는 에피소드가 되기도 한다. 뜨개질 선생님의 말처럼, 작가의 해석처럼 말이다. 그 선택이 잘못되었다면 오늘 다른 선택을 하면 되므로 지나간 선택에 너무 미련 갖지 말기를....


그렇지만 매 순간 욕심내어 기도한다.


매 순간 나의 선택이 최선이고 현명하길
그리고 당신의 선택도 그러하길


작고 큰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앞으로의 나를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내 앞에 서 있는 그 누군가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의 선택은 오롯이 그의 몫이므로 비난하지 말기를. 나의 선택은 오롯이 나의 선택이므로 나를 너무 몰아세우지 말기를. 그냥 있는 그대로 그 순간 그 선택이 최선이었구나 인정해줄 수 있기를.


비난하지 않고 인정하기를 선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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