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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 moi Nov 02. 2023

글루틴 중입니다

(feat. 12기)


 벌써 11월이라니, 분명 날짜를 인식하면서 살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달력에서 11월을 마주하며 비로소 오늘을 인지했고, 올해가 벌써 끝나간다는 사실에 기분이 가라앉아 버렸다. 그래도 오늘 아침 처음으로 느낀 가을바람 냄새가 좋아, 가라앉았던 기분도 좋아졌다. 나는 다시 오늘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가을이 되어, 계절도 무르익어 가고, 세상의 것들도 무르익어 가고 있는데, 나는 왠지 그 자리 그대로인 거 같아서였을까. 마무리되어 가는 내 일 년을 무엇으로 기억해야 할지, 아직은 모르겠다. 마침, 어제 글루틴 11기 수료증을 전달받았다. 이번 주 내내 붕 떠 있던 내 마음이 이 수료증을 받고 제법 안정되었다. 올해는 이것 하나는 확실히 성장하고 있다고, 나와의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자, 축 늘어져 있던 내 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음이라는 건 왜 이렇게 내 마음 같지 않고, 내 편하나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 걸까. 나는 언제나 내 마음과 싸우고 있다. 이제는 내 삶의 무질서를 줄이기 위해, 불편한 선택을 하려 노력하며, 더욱 내 마음과 신경전을 벌인다.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내 불안이 무엇 때문인지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적어도 글을 쓰게 되면서, 내가 가진 불안과 그 불안을 만든 내 앞의 질문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감성도 풍성해지는 가을이라 그런 건지, 점점 줄어드는 올해의 시간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좀 더 성장하고 싶지만, 아직은 내 마음 같지 않은 내 상황 때문인지, 나는 매일 같이 생각한다. 그래도 마냥 불안하지는 않다. 지금은 글루틴 중이기 때문이다. 

 글루틴을 하면서, 규칙적인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고, 쉽게 나와 타협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단단해짐도 느껴진다. 내 앞의 수많은 물음에 대해 기꺼이 그 답을 찾는 것이 두렵지만은 않다. 글루틴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앞으로 가야 할 길까지도 알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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