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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 moi Dec 29. 2023

불확실성 글쓰기

그래서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요즘 나는 불확실성 그 자체인 것 같다.  


 *불확실성, 미래에 전개될 상황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거나 어떤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명확히 측정할 수 없는 상태. [위키백과]



 

 연말이 아니었다면, 24년이 임박하지 않았다면, 조금 더 내 자유가 길어졌을까. 본격적으로 앞날에 대한 계획을 실행해야 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좀 더 보류하고 싶었다. 또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잊은 듯, 시간을 썼다.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재차 깨달은 곳은, 내 비워져 가는 통장에서였다. 그랬다. 살아가는 데는 돈이 필요했고, 돈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곧 이 휴식이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찾아왔다.

 워크넷에 정리해 놓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열어 보았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분야에 채용 건이 있는지도 검색해 보았다. 점점 내 미래가 불확실성으로 확정되어 가는 듯했다.



 

 매일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퇴사 이후, 매일 일기를 쓰듯이 글을 썼다. 그거면 되었다 생각했지만, 내심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나에게 또 다른 길이 열리지 않겠냐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 자체가 아닌, 조회수와 좋아요의 개수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내 글이 공감받고 있다는 생각에 그저 감사했던, 그 숫자들에 얽매이게 되었다. 매일 쓴 글을 포트폴리오로 활용하여 관련 분야에 도전하려 했기에 더 그 수치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젠가부터 내 글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졌고, 어떤 날은 글쓰기가 싫어지기도 했다. 내 글 한 편을 마음 편하게 읽고 갔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을 언제부터 잊고 있었을까.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다, 꾸미지 않은 솔직한 내 이야기를 쓰자.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글을 쓰기 위해 나를 만난다. 지금 이 매일 글쓰기는, 양의 글쓰기를 통한 내 글력을 키워주고 있으며, 안으로는 무기력함과 자기 연민으로 도망치지 못하도록 나를 붙잡아주고, 좀처럼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걱정들과 지난 과거에 매몰되지 않도록, 마음의 힘을 키워주고 있는 것이다. 매일 마음의 힘을 키우다 보면, 내 글쓰기의 힘도 커질 것이라 믿는다. 이것이 내 글루틴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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