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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 moi Jan 04. 2024

어제, 오늘, 내일

2024년 다짐


 23년이 지나가고 24년이 찾아오는 사이, 한 해가 특별할 것 없이 바뀌었다. 평범한 하루가 지나가듯이.

그리고 어제, 오늘, 내일이 쌓여가며 언제나처럼 내 삶이 계속되고 있다.

 

 며칠 전 놀러 왔던 초등학생 조카가 올해 처음으로 졸지 않고 새해 카운트다운을 봤다며, 신이 나 자랑했다. 그 모습이 너무 설레 보이면서도 낯설었다.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이렇게 설레는 일이었구나. 나도 어린 시절에는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다운을 놓치고 싶지 않아, 졸음을 참아가며, 그 순간을 함께 했는데, 지금은 내 감정이 무뎌졌음을 느낀다. 내 상황 때문에 감흥이 없는 것인지, 몇십 년을 맞이한 새해이기에, 새로움에 대한 설렘이 무뎌진 것인지, 이런 물음들이 이어지자, 내 시간 앞에서 묘한 우울감이 들었다.




 매년 연말이면 새해에 사용할 다이어리를 고르며 앞으로의 12개월을 미리 둘러보곤 했다.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를 고르는 데 얼마나 신중했던지, 많은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다 보면, 내 새해에 대한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과정이 없어서일까, 새해가 된 지 4일째가 되었지만, 올해는 이렇게 살아가겠다는 다짐도 계획도 그려지지 않는다.


 서둘러 프로모션으로 받은 다이어리를 꺼내 올 한 해, 내가 어떤 시간을 보냈으면 좋을지 생각해 보았다. 1월, 일정의 첫 페이지에 지금 내 인생 지점에서, 가장 우선시하고 있던 것들을 적어보았다. 원대한 계획에 지치지 않도록, 일단 그냥 할 수 있는 것들을 적었다. 너무 많은 생각에 빠져 실행함에 막힘이 없도록, 모든 목표에 실행력을 우선으로 하였다. 올 한 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 다짐들을 다이어리에 차근차근 적으며, 게으름 피우느라 미뤄뒀던 24년을 그려보았다.


 올해는 좀 더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일정 정리에 치중했던, 다이어리 습관을 좀 더 세분화하기로 했다. 내 하루를 보내며 미처 처리하지 못한 감정들을 정리하기 위해 매일 일기 쓰는 것을 습관화하고, 문장 수집과 필사라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 만큼, 내 다이어리와 나는 더욱 밀접해지겠지. 또 다이어리에 담길 시간에 나를 우선으로 두고, 내 시간에 집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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