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아 moi Jan 22. 2024

무기력에 빠지다


 운동 후에 적절한 휴식은 중요하다. 근력 운동 후, 우리 근조직에는 미세한 파열이 생기는데, 이 근육이 회복하고 성장하려면 반드시 우리 몸은 쉬어야 한다. 근육의 성장을 위해 휴식은 필수인 것이다.


 우리의 삶이 성장하기 위해서도 휴식이 필요하다. 그동안 나를 단련하며 보내느라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며, 경험 속에서 나를 채찍질하느라 돌보지 못했던 내 마음과 의지들을 다시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이런 시간을 통해, 외부의 자극들로 생겨난 내 안의 부정적인 에너지들이, 내 삶의 또 다른 원동력으로 바뀌기도 하기에, 그간의 경험을 소화할 시간과 휴식은 필요하다.


 하지만 적절한 휴식을 넘어, 이 시간이 장기화하면 우리의 마음과 의지는 느슨해지고, 무기력감에 빠지기도 한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길어진 휴식은 매일 부지런하게 하루를 살아가던 나를 느슨하게 만들었고, 이러한 느슨함을 조절할 의지 또한 무기력함에 영향을 받았다. 몸과 마음은 연결된 것이니,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의지가 사라져 가니 당연히 몸도 무거워졌고, 무거워진 몸은 다시 정신도 마음도 물먹은 솜처럼 무겁게 만들었다.


 내 머릿속도 무기력에 빠져있다. 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내 마음은 답답함을 넘어서 조급함, 아니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곧 있을 면접에서 글을 써내야 하지만, 마음만 조급할 뿐, 머릿속은 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고, 자꾸 사고(思考)하기를 멈춘다.


 그저 기계적으로라도 단어 하나하나를 모아, 문장 하나하나 써 내려가며, 내 글을 채워나가고 있다. 무기력에 빠진 내 머릿속이 작동할 수 있도록 작은 부품 하나하나에 기름칠하는 마음으로, 써 내려가는 문장이 문단으로 하나의 글로 완성될 수 있도록.

매거진의 이전글 강릉, 겨울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