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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 moi Mar 06. 2024

고양이 엿보기

집사의 은밀한 취미

*취미
1. (명사)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2. (명사)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3. (명사)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

                                                                                                              <출처> 네이버 어학사전


 나에게 취미란 따분한 시간을 해소하기 위해 하는 여러 가지 일들 중에서도 내 흥미를 끄는 것, 그래서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 즐거움 얻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요즘 내 취미 생활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즐거움을 느끼고 지속하게 되는 활동이 없어 무미건조하기만 할 뿐, 이건 분명 내 인생에 노잼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어떤 것을 해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그런 시기를 맞이한 나는 그 어떤 것을 해도 즐겁지가 않다.

 내 취미는 무엇일까? 아니 지금까지 무엇이 내 취미였을까? 만약 누군가 그런 질문을 해 온다면 어떤 대답을 할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이라는 취미의 사전적 정의가 내 마음을 끈다. 그 두 번째 정의를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요즘 내 취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내가 이 취미를 갖게 되었는지는 ‘취미’가 가지는 세 번째 의미를 읽고 수긍할 수 있었다. 요즘 내 삶에 가장 큰 감정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는 고양이 힝구였으니,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그 존재인 힝구, 그 힝구를 감상하고 이해하는 그 순간이 삶의 즐거움이자, 유일한 취미가 되었다.


 불멍, 물멍, 하늘멍 등 다양한 멍(감상) 포인트가 있지만, 멍 중에 멍은 역시나 힝구멍이 최고인 것이다. 봐도 봐도 질릴 틈이 없는, 이 녀석의 일상 모습이 얼마나 변화무쌍했는지 지루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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