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잡는 고양이
힝구 pick
놀이시간이 되면, 힝구는 세상에서 가장 날렵한 사냥꾼으로 변신한다. 사냥놀이에서 힝구가 사냥꾼을 맡는다면, 사냥감은 당연히 집사의 역할이다. 사냥놀이에서는 보통 낚싯대를 이용하는데, 낚싯줄 끝에 매달아 힝구를 유인할 사냥감은 힝구의 취향과 그날의 기분에 맞출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템들을 구비해 놓았다.
주기적인 장난감 쇼핑으로 힝구의 취향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다 보니, 이제 힝구 취향쯤은 자신 있다. 카샤카샤라는 이름이 붙여진 고양이 장난감은 일본어로 마르고 딱딱한 것이 서로 닿는 소리를 표현한 것으로, 이 이름을 가진 장난감에 붙은 두꺼운 비닐 부분을 카샤카샤라 부른다. 겹쳐진 카샤카샤가 부딪힐 때마다 나는 그 소리는 힝구의 사냥본능을 깨우며, 체육냥 힝구의 놀이 시작을 알린다.
카샤카샤
힝구의 주 사냥 기술은 낚아채기로 움직이는 사냥감을 일순간에 잡아내는 능력은 감탄스럽다. 거기에 작은 곤충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구현해 낸 집사의 노고가 힝구 사냥놀이의 재미를 더한다는 사실을 빼놓을 수 없겠다.
카샤카샤가 달린 작은 곤충모형 사냥을 좋아하는 힝구를 위해, 한동안 비슷비슷한 장난감을 구매하다 보니, 힝구의 새 장난감에 대한 흥미 주기가 빨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힝구의 흥미를 다시 끌어내기 위해 색다른 장난감을 찾기로 했다. 그러던 중 한 제품이 눈에 들어왔는데, 평소라면 힝구가 좋아할 거라 생각하지 못할 테지만, 장난감을 설명하는 문구가 이거다 싶었다. '쥐꼬리' 낚싯대는 쥐꼬리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구사한다는데, 시연 영상만으로도 제품의 만족도를 예상하게 했다.
반려동물 세계에서도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일정 시간까지 주문하면 당일 밤 12시까지 제품을 받아볼 수 있어 성격 급한 집사는 빠르게 제품을 배송받았고, 그 늦은 그 밤에도 힝구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실리콘 재질로 된 이 제품은 확실히 쥐꼬리의 움직임과 유사했다. 집사의 핸들링이 더해진다면 힝구의 사냥본능을 확실히 자극할 듯했다. 힝구는 지난밤의 놀이가 재밌었는지, 이른 아침부터 바구니에 살짝 걸쳐져 있던 쥐꼬리 낚싯대를 혼자서도 잘도 가지고 놀기 시작하더니, 자신이 생각하는 안전지대인 화장실로 그 낚싯대를 물고 가 자신의 사냥 성공을 만끽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그 후에도 하루 종일 힝구의 이 놀이는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
먹고 자고 쥐꼬리 잡고 또 먹고 자고 잡고, 이 녀석의 취향은 카샤카샤라 확신했는데, 힝구가 오랜만에 보여준 이 정도의 반응을 보니 쥐꼬리의 움직임이 상당히 흥미진진했던 모양이다. 끝나지 않을 힝구의 사냥이 끝이 났고 힝구는 세상모르고 잠이 들었다. 최고의 쥐꼬리 사냥꾼으로 하루를 보낸 힝구를 보며, 나는 더욱 화려한 핸들링을 연마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어제는 체육냥, 오늘은 쥐꼬리 사냥꾼, 내일의 힝구는 무엇이 될지 내일의 놀이를 준비한다.
내가 떡이 냐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