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힝구
퇴근을 앞두고 내 마음이 더 급해지는 이유에는 너무 작아 안쓰러운 네가 있어.
일하는 중간중간 홈캠으로 살펴본 네가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있다면, 그 긴 시간 홀로 남겨 둔 너를 향한 마음은 더 커져 내 걸음을 재촉하고,
집으로 돌아가 너와 같이 쉴 수 있는 순간이 내 유일한 즐거움이 되었듯, 내 귀가가 너에게는 기다리던 시간일 거라 생각해 본다.
며칠 전, 내가 사는 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걸어가는 내내, 홈캠으로 네 모습을 엿봤고, 내 발걸음 소리를 듣고 혼자 밥을 먹고 있던 네가 후다닥, 곧 열릴 현관문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며, 나를 반기는 너에게 고마움과 따뜻함을 느꼈어.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네가 나에게 달려오던 그 방바닥 위에 떨어져 있던, 사료 한알.
급하게 뛰어나오느라 사료 한알을 떨어뜨렸는지, 촉촉하게 젖어있던 그 사료가 이상하게 사랑스러웠고 그 흔적에서 너의 반가움을 느껴버렸지.
사실 너의 그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나를 위로한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새삼 깨달았어. 마침 너의 보송보송한 털을 느끼다 잠들던 그 순간에 말이야.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주는 위로는 절대 작지 않기에 오늘도 나는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