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디팡팡효과
하루 종일 의기소침했던 궁둥이가 한없이 올라간다. 집사의 손길이 이어지니 의기냥냥해진 힝구는 그 발걸음마저도 당당하다. 궁디팡팡이면 밥을 먹다가도 자동 반사다. 밥은 제대로 먹고 있는 건지, 내 손길에 엉덩이는 엉덩이대로, 밥은 밥대로 멀티플레이는 이제 기본이 돼버렸다.
일하면서 틈틈이 열어 본, 냥캠 속 힝구는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있다. 잠이 많아 고양이라지만, 괜스레 길어지는 내 외출이 미안해진다. 냥캠을 보고 있어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일부러 보지 않을 때도 있지만,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퇴근길에서야 오늘 한 번도 냥캠을 열어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또 미안해진다. 우리 집 보물 힝구를 잊은 게 아닌데.. 이런저런 생각이 들면, 내 발걸음이 바빠진다.
회사 확장공사를 앞두고 급하게 사무실을 옮기고, 급하게 촬영을 마치고, 또 하루 정해진 일감을 급히 급히
처리한 하루를 보냈던 어제는 힝구의 장난과 그 어떤 애교에도 반응해 주지 못한 채, 또 기절하고 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오늘이 되어있었다. 정신없는 하루 중, 나만 바라보고 있는 힝구에게 쓸 시간을 자꾸 내일로 미루는 것 같아 미안하기만 하다.
내 바쁜 아침을, 멀리서 가만히 지켜보던 힝구가 마음에 걸리는 출근길. 오늘은 힝구에게 무한 제공 궁디팡팡으로 한껏 의기냥냥하게 만들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