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털 냄새에 고양이 미스트 향이 섞여 향긋 고소해진 힝구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 온몸으로 나를 반기는 모습에 많이 심심했구나.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 참지 못한 나는 덥석 힝구를 안아 들었다. 아 보송보송 말랑말랑 기분 좋다. 오늘 하루 쌓인 피곤이 이렇게 풀리는구나.
계속 안고 싶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폴짝 내 품에서 벗어난 힝구가 야옹하고 울기 시작했다. 나는 힝구의 말뜻을 바로 이해했다. 츄르 줘! 놀아 줘! 관심은 주지만 만지지는 말아 줘!
그렇게 힝구는 몇 번이고 나에게 다가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연하게 요구했다. 얼마나 반복했을까. 내가 지쳐갈 때쯤 힝구는 마침내 만족했는지, 내 곁에서 나른하게 그루밍하기 시작했다. 이런 순간이 힘든 것은 아니다. 힝구는 언제나 내 허용범위 안에 있으니까. 그리고 힝구가 다가올 때마다 나는 힝구의 말랑 쫄깃한 뱃살을 만지며,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으니까.
물론, 종종 나를 반기는 건지, 내가 줄 츄르를 반기는 건지 알 수 없어 서운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집사의 삶이지. 그래도 좋아.
나에게 치대기 시작한 힝구와 동선이 꼬이며, 정말 실수로 힝구의 코를 톡 하고 치고 말았다. 아니, 나는 그러려고 한 게 아닌데. 자기 코를 때린 내 손이 못마땅한지, 내 손을 앙하고 물어버렸다. 평소와는 달리 살짝 문 힝구의 입질이 고마우면서도 귀엽다.
아! 등가교환?
힝구도 내 실수를 아는 건지, 앞으로 조심하라는 의미인지, 딱 고정도만큼의 복수로 끝내주었다. 서로의 실수와 실수처럼이 순식간에 오가며, 다시 우리 사이는 평화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