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골스타프 클림트 '핥기'
비로소 나는 내 인생 필수요소 두 가지를 결합하기로 했다. 바로 고양이와 예술
- 야마모토 슈
고양이 덕후, 고양이 집사로서 최근 야마모토 슈의 '고양이 미술사' 전시회에 다녀왔다. 전시회는 고대 시대의 조각상부터 20세기 미술까지 그 시대를 대표하는 명화들을 고양이로 오마주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었는데, 조각상과 명화들은 원작이 가지는 회화기법의 특징들을 제대로 담고 있었다. 이 점이 원작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 첫 번째 관람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또한, 작품에 대한 해설이 흥미를 끌었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은 고양이 세계의 고양이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 세계가 진지하게 설명되어 있었는데, 츄르, 캣닢, 고양이 모래의 디테일한 픽(벤토나이트라니)까지 그 단어 하나하나 선택에 센스가 돋보였고 그 진지함 속 귀여움에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그날 각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 묘들을 알아가 보았다. 르네상스 시대의 묘나르도 다빈치, 바로크 시대의 냥브란트, 인상주의 화가 젤리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껄룩, 드껄룩! 왠지 현시대의 떼껄룩이 떠오른다. 떼껄룩은 댕댕이처럼 신조어로 고양이를 말하는데, 에드가 드가를 에드가 드껄룩이라고 바꾸는 언어유희를 보니 화가만큼 작품해설을 담당한 번역가도 어쩌면 애묘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얀 반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이라는 작품이 있다. 구도나 색감 그림 속 거울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화가를 찾는 재미 등등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 또한 야마모토 슈의 의묘화 작업을 거친 후, 고양이 세계에서는 냥 반에이크라는 고양이 화가의 작품으로 소개되었는데, 무엇보다도 원작에서는 두 부부 사이에 자리 잡고 있던 반려견을 깨알 같은 재미로 고양이의 관점에서 생쥐로 바꿔 표현한 부분에서 그 재치가 눈길을 끌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라는 작품은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다. 역시나 클림트가 빠질 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작품 해설을 보는 순간 '핥기'라는 작품 제목에 찬사를 보냈다. 이름하여 골골스타프 클림트의 '핥기', 고양이의 가장 사랑스러운 애정 표현인 핥기는 키스를 대체할 제목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치와 재미, 귀여움이 공존했던 전시회를 볼 수 있는 좋은 전시회였다.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다양하게 의묘화된 작품으로 다시 야마모토 슈의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렇게 귀여운 전시회라니 그림 하나하나를 놓칠 수 없어, 결국 도록으로나마 소장하고 말았다. 고양이 집사의 지갑은 왜 이리 고양이 앞에서 쉽게 열리는 것인지.
'진정 이곳은 고양이 천국이었다.'